食言而肥
食言而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1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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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언이비:허튼 소리에 살이 찐다
이는 ‘허튼 소리에 살이 찐다’는 뜻으로 춘추좌전(春秋左傳) 애공(哀公)25년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춘추시대 노(魯)나라 애공 시 맹무백(孟武伯)이란 대부가 있었는데, 그는 조정의 권력 중심에 있으면서 항상 충직한 신하들을 시기하며 백성들 앞에서는 허튼소리만 지껄이고 신용이란 조금도 없는 교만한 사람이었다.

당시 노나라 왕 애공 마저도 그의 처사를 매우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한번은 애공이 월(越)나라를 친선 차 방문하고 돌아왔는데, 방문 중 애공을 보좌하며 훌륭하게 임무를 완수해낸 곽중(郭重)이란 신하가 있었다.

그는 언제나 애공의 수레를 손수 몰며 위기 때마다 기지를 발휘해 일을 차질 없이 수행했기 때문에 애공은 그를 무척 신임하고 있었다.

그러는 곽중을 맹무백은 눈에 가시처럼 여겨 언제고 기회를 봐서 한번 골려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애공의 외국 순방을 위로하는 연회를 맹무백이 주선하면서 문무백관들이 모두 모였다.

맹무백이 신하들을 대표해 애공의 노고를 치하 드리며 술을 권하고 난 뒤 마침 곁에 서있던 곽중에게도 술을 권하면서 몸이 비대한 곽중을 비하하며 “곽 대신 무엇을 그렇게 많이 자셨기에 이처럼 살이 쪘습니까”라고 빈정거렸다.

곁에서 듣고 있던 애공이 너무나 화가 나서 곽중 대신 말을 받아서 “그처럼 경의 식언을 얻어먹는데 어찌 살이 찌지 않겠소(是食多矣 能無肥乎)”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맹무백은 그때서야 얼굴을 붉히며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는데서 유래한말로 이는 ‘자신이 해야 할 바를 다하지 못하면서 허튼 소리만 지껄이고 다니는 경우’를 비유해 이르는 말이다.

지금 우리 국회에서는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별로 국민들에게 자당의 입지를 굳히기 위해 혈안이 되고 있다. 이 마당에 모 야당 국회위원이 상대당의 대선후보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여성에 대한 비하성 발언을 함으로써 여성단체는 물론 언론으로 부터도 뭇매를 맞고 있다.

공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상대 당에 대한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지만 자신의 본분을 잊은 채 국민들 전체에 자극이 될 수 있는 허튼소리를 함부로 하는 처사는 반드시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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