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산업계 숨통 막는다
전기요금 인상 산업계 숨통 막는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08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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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위기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산업계의 고충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최근 정부가 산업용 고압 전기요금을 6% 인상했다. 기업은 ‘엎친데 덮친격’으로 숨조차 쉬기 어려울 처지에 놓였다. 이 때문에 산업계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기업들은 늘어난 전기요금 탓에 원가경쟁력 상실 등으로 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3일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지난 6일부터 인상된 전기요금이 적용된다.

특히 대기업에서 사용하는 고압 산업용 전기요금은 6%나 올랐다. 중소기업과 영세상인이 사용하는 저압 산업용과 일반용 요금은 3.9%, 주택용 요금은 2.7% 각각 인상됐다.

산업계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에 대해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전기 사용이 많은 대표적인 업종인 조선, 정유, 철강 등은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하는 이들 업종은 세계 경제 위기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국면이다. 여기에다 전기요금까지 올라 울상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지난해 12.6% 올랐다. 올해 또 6%나 인상돼 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유럽 재정위기에 따라 수주량이 급락한 상황이다. 그런데 전기요금 인상이라는 악재까지 생겨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세계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을 비롯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빅3’ 조선사들은 연간 전기요금으로 500억원 이상을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측은 조선사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철강업계 만큼의 충격은 덜하겠지만 전기요금이 점차 상승하는 분위기로 흐르면 철강사들의 후판 가격 상승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그러면 조선사 역시 장기적으로 생산원가가 증가해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유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수입한 원유를 휘발유, 경유 등의 제품으로 만드는 정제 공정상 정제시설을 24시간 연속으로 가동해야하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 이런 업종 특성상 전체 생산원가의 10%가량을 전기요금이 차지하고 있다.

올해 2분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적자전환하는 등 정유업계가 최악의 실적을 거뒀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또 다른 악재임에 틀림없다.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철강업계가 지난해 사용한 전기요금이 2조원에 달한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전기요금 6% 인상을 적용할 경우 연간 1천200억원의 비용 부담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나온다. 업계는 자동차 및 부품 생산 라인도 전기 사용을 최대한 줄인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요금이 또 올라 기업의 부담과 비효율성이 커질 것은 뻔하다고 하소연했다.

자동차 업계는 여름철 전력난 극복을 위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5일까지 생산라인은 모두 멈추고 집단 여름휴가에 들어가기도 했다.

기업들이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경영압박 가중으로 아우성을 치고 있다. 산업계의 고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전은 이번 요금인상이 원가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정부에 추가 인상을 건의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 산업계의 충격은 더욱 가중될 것은 뻔하다.

전경련도 정부의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입장을 내놓았다. 최근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은 중소기업을 포함한 산업계에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이라는 견해다. 전경련은 요금체계 효율화를 위해서는 일시적인 전기요금 인상의 미봉책으로는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기업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앞으로 한전과 정부는 장기적 관점에서 전력안정화를 위해 전압별 요금제 및 연료비 연동제 도입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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