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가 제시한 지역현안은 다섯 가지다. 혁신도시 내 우수(雨水)저류시설 확충사업, 상징조형물 설치, 근린공원 내 실내배드민턴장 설치, 전문음식 특화거리 조성, 지역 건설업체의 공사참여 등이다. 이 가운데 ‘전문음식 특화거리’ 조성사업에 대해선 이지송 사장이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중구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지난 2월 울산혁신도시사업단에 그 내용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럼에도 이 사장이 몰랐다면 사업단이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말끝마다 “지역발전에 적극 협조 하겠다”던 LH가 얼마나 표리부동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우수저류시설 확충사업에도 미지근한 자세를 보였다. 박성민 중구청장이 간담회에서 확답을 요구하자 “울산시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시급성과 그간의 사정을 보면 그렇게 넘어 갈 일이 아니다. 올해 말 우정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당장 내년부터 그 쪽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 때문에 유곡천과 약사천이 범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구 일원이 수재(水災)를 면치 못할 판이다. 그러나 LH측이 우수저류시설 건설비 중 42억원을 울산시와 중구청에 떠 넘겼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이 사장은 “LH가 땅만 팔고 간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LH는 우정혁신도시지구에서 평(坪;3.3m²)당 평균 50~60만원의 보상가를 치르고 토지를 조성한 뒤 약 360~433만원 수준에서 분양했다. 구태여 기초자치단체에게 우수저류시설 건설비 일부를 떠넘기지 않아도 될 만큼 수익을 남긴 셈이다. 또 음식물 특화거리, 실내 배드민턴장 확장, 조형물 설치를 바라는 지자체의 요청을 수용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는 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