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현안 외면한 토지주택공사
지역현안 외면한 토지주택공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07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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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우정혁신도시건설과 관련된 지역현안들을 논의키 위해 엊그제 간담회에 참석한 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태도는 공기업 최고경영진(CEO)의 것으로 보기 어렵다. 지역 국회의원, 기초자치단체장과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나온 자리라면 사전에 의논할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그에 대해 성의 있는 자세를 갖추는 것이 공인의 자세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중구가 제시한 지역현안 가운데 일부에 대해 “울산지역 사업단으로부터 보고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간담회에 나오기 전 LH 측이 논제 자체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중구가 제시한 지역현안은 다섯 가지다. 혁신도시 내 우수(雨水)저류시설 확충사업, 상징조형물 설치, 근린공원 내 실내배드민턴장 설치, 전문음식 특화거리 조성, 지역 건설업체의 공사참여 등이다. 이 가운데 ‘전문음식 특화거리’ 조성사업에 대해선 이지송 사장이 “들은 바 없다”고 했다. 중구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이미 지난 2월 울산혁신도시사업단에 그 내용을 알리고 협조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그럼에도 이 사장이 몰랐다면 사업단이 내용을 보고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말끝마다 “지역발전에 적극 협조 하겠다”던 LH가 얼마나 표리부동한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사장은 우수저류시설 확충사업에도 미지근한 자세를 보였다. 박성민 중구청장이 간담회에서 확답을 요구하자 “울산시와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 사업의 시급성과 그간의 사정을 보면 그렇게 넘어 갈 일이 아니다. 올해 말 우정혁신도시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당장 내년부터 그 쪽에서 쏟아져 내리는 빗물 때문에 유곡천과 약사천이 범람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신속히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중구 일원이 수재(水災)를 면치 못할 판이다. 그러나 LH측이 우수저류시설 건설비 중 42억원을 울산시와 중구청에 떠 넘겼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서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간담회에서 이 사장은 “LH가 땅만 팔고 간다는 생각을 갖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LH는 우정혁신도시지구에서 평(坪;3.3m²)당 평균 50~60만원의 보상가를 치르고 토지를 조성한 뒤 약 360~433만원 수준에서 분양했다. 구태여 기초자치단체에게 우수저류시설 건설비 일부를 떠넘기지 않아도 될 만큼 수익을 남긴 셈이다. 또 음식물 특화거리, 실내 배드민턴장 확장, 조형물 설치를 바라는 지자체의 요청을 수용해도 별 무리가 없을 정도는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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