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눈을 크게 뜨라
현대차, 눈을 크게 뜨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0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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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분기 1조5천644억원 영업적자를 냈던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올 2분기에 5조1천194억원(3천531억엔)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작년보다 60% 늘어난 79조 7천630억원에 이른다. 2분기에 사상최대 실적을 올린 현대·기아차의 영업이익 3조7천214억원, 매출 34조 4천911억원에 비하면 압도적인 규모다. 이런 실적에 크게 고무된 도요타는 올해 생산계획을 당초 865만대에서 1천5만대로 늘려 잡았다.

도요타가 올해 생산계획을 달성하면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선 처음으로 연산(年産)1천만대 시대를 열게 된다. 엔고 현상, 미국 수출차량 품질문제, 지난해 일본 대지진 여파 등을 감안하면 믿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사실이다. 도요타가 이렇게 재기하게 된 데는 무엇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노사화합이 큰 역할을 했다. 도요타는 50년 이상 무분규로 일관해 온 회사다. 회사는 종업원을 경쟁력의 원천으로 생각한다. 때문에 생산력향상에 의한 잉여인력이 발생해도 절대 고용을 삭감하지 않는다. 또 노조는 비정규직 해고와 근로시간 뱅킹제, 잡쉐어링(일자리 나누기)등 사측이 제시하는 다양한 노동시장 유연정책을 적극 수용한다.

이런 분위기는 유럽의 다른 선진 자동차 메이커 노조들도 마찬가지다. 강성으로 유명한 아우디, 벤츠, BMW 등 독일 자동차 노조들이 이번 여름 휴가를 반납했다. 이 회사들은 여름 휴가철 동안 아예 2~3주 공장문을 닫고 가동을 중단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랬던 노조들이 “기회가 왔을 때 한 대라도 더 만들어 팔자”는 회사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2교대제를 당분간 3교대제로 바꾸는데 동의했을 정도다. 그만큼 국제시장이 각박하게 돌아간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현대·기아차는 도요타의 3분의1에 불과한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세계최대 자동차 메이커 인양 착각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이틀 간 부분파업으로 880억원의 생산차질을 빚었다. 노조는 여름휴가를 마치고 난 뒤 사측의 태도를 봐가며 임금협상에 임하겠다고 한다.

현대차는 눈을 크게 떠야 한다. 파업이라면 이력이 붙었고 세상물정에 닳고 닳은 독일자동차 노조조차 주야로 차를 생산해 내는 게 작금의 세계자동차 업계의 형편이다. 일본, 미국, 유럽 등 선진국 자동차 업계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얻은 반사이익에 행복해 해선 안 된다. 현대차의 호황이 언제까지 이어지란 보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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