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피서지에서 발생하는 으뜸 폐해는 음식물 찌꺼기와 쓰레기 무단 투기다. 오폐물은 그 자체가 주는 불결함 보다 주위 자연·생활환경을 오염·파괴하는 것이 더 문제다. 올해 여름에는 계곡에 상주하는 ‘텐트 족’까지 생겨 이런 폐해가 더 심각하다. 울산지역에 있는 몇몇 계곡들은 이미 피서객들이 상당기간 야영을 하고 있어 오폐물 방기가 심각한 수준이다.
임시 주차장을 가설하고 지역단체들이 무리한 요금을 요구하는 일도 적지 않다. 바가지요금도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관할 행정기관의 계도·감독에도 불구하고 피서지 숙박시설들은 평소보다 1.5~2배 이상의 부당요금을 받고 있다. 주말에는 상당수 업소가 거의 3배 가까이 받기도 한다. 상품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아이스크림 한 개 값이 업소에 따라 서너 배 차이가 날 정도다. 위생청결도 문제다. 해수욕장에서 음식물을 사 먹은 뒤 휴양객이 설사·구토·복통을 일으킨 일은 이미 여러 차례 보도된 바 있다. 관리감독기관이 손 쓸 틈이 없음을 기화로 음식점·휴계소 등 다중접객업소들이 식품청결관리를 소홀히 한데서 비롯된 것이다.
울산시와 5개 구·군들은 여름철만 되면 피서지 청결, 탈·불법 상행위 처리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하지만 관련기관들이 처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다수에 의해 파생되는 사회문제는 다수가 해결하는 게 해결의 첩경이다. 아무리 행정력을 동원해도 시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이런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시민들의 자긍심과 질서의식만이 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행정관청이 지도·감독하고 시민단체들이 계도에 나서지 않아도 이런 일들 쯤은 무의식적으로 준수해야 할 대상이다. 전국 최고의 생활수준을 자랑하는 도시라면 그 정도의 질서의식은 갖춰야 할 것이다. 품격어린 시민질서 의식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