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의 얼굴은 노점상 관리에서부터
중구의 얼굴은 노점상 관리에서부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06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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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방 어디를 가나 길목 좋은 곳이나 시내 중심가에는 여지없이 노점상이 자리를 잡고 있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뤄 보기 좋은 노점도 있지만 대부분은 보기에 민망할 정도로 무질서한 게 사실이다.

또 도로에 고정적으로 주차해 물건을 파는 통에 차량통행에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물건을 싼 가격에 팔기 때문에 점포를 가진 상인들이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런 노점상을 정비하느라 각 지방자치단체들이 골머리를 앓는다. 특히 각종 국제 행사나 지역축제에 노점상들이 각지에서 몰려와 기초질서를 무시한 채 좌판을 펴고 장사를 하려는 바람에 행사주관 기관과 관할 행정기관이 이들을 억제하느라 많은 행정력을 소모하기도 한다.

중구에는 울산 역사의 모태답게 자연적으로 발생된 재래시장이 많다. 또 재래시장마다 노점들이 빼곡이 들어차 있어 사람들이 제대로 걸어 다니지 못할 정도다. 이러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소방차 출동로를 확보하지 못해 초기진압에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런 악조건에 무질서로 인한 시장환경 불량까지 겹치면 재래시장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

이에 중구는 무분별한 노점을 정리코자 2003년 8월 7일 가로 정비팀을 신설해 노점 금지구역인 간선도로변 및 이면도로, 특화거리, 시장 등에 산재해 있던 불법노점상 2천500여개를 정비하고 잠정허용구역(재래시장, 5일시장 등)에는 노점실명제를 실시했다. 그리고 노점실명제를 통해 저소득층 노점상인 1천800명이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노점상과 전국노점상 연합회가 정비에 극렬히 반발해 노점을 정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대화와 설득 그리고 생계형 노점에 대해서는 잠정허용구역에서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해 줌으로서 문제 해결에 상당한 효과를 봤다.

잠정허용구역의 노점을 깨끗이 정비해 규격을 통일하고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관리번호를 부여해 지속적인 관리도 병행했다.

그 결과 도로가 한결 청결하고 쾌적해 졌으며 잠정허용구역 노점에 일정금액의 도로점유·사용료를 부과함으로서 도로가 공공의 재산이라는 사실을 노점 상인들이 인식토록 했다. 동시에 노점상인들은 철거에 대한 불안감이 없어져 안심하고 노점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중구로서도 유익한 점이 많다. 세외수입이 10억원 증대되고 노점상 단속에 필요한 인건비 30억여원을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도시환경개선이라는 1석 3조의 효과를 거두게 됐다.

특히 지난해는 행안부가 주최하는 ‘예산효율화 우수사례 발표대회’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특별교부세 2억원과, 국무총리 기관표창을 받았다. 또 지난해는 제2회 전국 공무원 지방행정의 달인 22명 선정에 울산에서 유일하게 건설방재과 신옥범 가로환경주무관이 포함되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또한 전국 각지의 200여개소 지방자치단체들이 노점정비 우수시책을 벤치마킹 하기 위해 중구를 방문했으며 그간 추진상황에 모두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하지만 노점상실명제가 정착돼 지난해 8월 가로정비팀을 해체했지만 올해들어 불법 노점상들에 대한 민원인 신고 전화가 빗발치면서 다시 재가동하게 됐다.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재난업무를 건설과로 일원화해 건설방재과로 재편하면서 가로환경팀을 1년 만에 다시 신설해 노점 및 노상적치물 업무를 맡게 했다. 그 결과 시장상인들 뿐만 아니라 점포주와 시민들은 가로환경팀의 노점상 정비를 대환영을 하고 있다.

재가동된 가로환경팀은 주말에도 쉬는 일 없이 새벽 5시부터 밤10시까지 구역전 새벽시장과 5일 시장의 간선도로변의 노점단속과 관리를 병행하고 있다. 또 잠정허용구역 노점과 점포상인들을 보호하고 노점 정비 후 상권 활성화를 위해 아케이드도 설치했다. 노점상이 허용되는 잠정허용구역에서는 주말마다 각종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금 중구 거리에서는 불법 노점상과 노상적치물을 찾아 볼 수 없으며 시민들이 이로 인한 불편사항을 신고하면 5분 안에 출동해 고충을 처리해 주고 있다.

중구는 현재 여타에 도시에 비해 깨끗한 명품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울산 중구가 질서가 확립되는 선진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점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를 기대한다.

<이인걸 중구청 건설방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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