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속의 울산류
한류 속의 울산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8.0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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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문화콘텐츠 가운데 독보적이면서도 대외에 내세울 것을 들라면 아래와 같다.

암각화와 선사유적, 고대 사찰 집적지와 옛 울산항, 처용설화, 달천철장, 고래, 영남알프스. 산업시설. 냉수괴. 태화강이다.

한류처럼 울산류를 내세우려면 위와 같은 요소에서 찾을수 있다.

울산의 처용설화는 지금의 케이팝과 비슷하다. 처용설화는 노래하고 춤추고 이방인을 반겨주는 풍조의 원형이라고 했다. 이 비교는 이미 미국의 문화인류학자 매켄 교수가 언급했다. 참 흥미로운 관찰이다.

따라서 우리는 처용암에서 춤추고 노래하는 행사를 좀 진지하게 볼 필요가 있다. 처용암 주변을 잘 정돈하고 처용축제도 다문화 사회에 맞춰 융합시킬 일이 과제다.

그리고 고래에 대해 울산만큼 독보적 가치를 가진 지역은 없다. 허만 멜빌의 소설 ‘백경’의 무대가 된 미국 포경도시 넨티컷이 유명하다. 그런데 옛 포경기지로 유명한 건 울산과 같지만 반구대암각화 같은 오랜 스토리가 없다. 또 그들은 고래를 기름으로 사용했지만 울산은 기름 뿐 아니라 12가지 고래고기 맛을 개발한 점에서 차이가 난다.

특기할 만한 것은 지난달 발족한 울산고래학회다. 고래학(Cetology)이란 학문이 생긴 이래 세계 처음 구성된 단체일 것으로 보인다. 고래학회는 울산적이면서도 세계적이다.

고래요리는 차별성은 크다. 그러나 우리 동내에서 즐길 것이지 세계에 내놓을 것은 아니다. 음식문화 쪽에서 보면 울산만큼 해초를 다양하게 먹는 고을도 많지않을 것이다. 울산의 식탁에서 김, 미역, 파래, 모자반, 톳, 가시리. 서실 가운데 하나는 거의 빠질 때가 없다.

서양인들은 해초를 먹지 않는다. 김을 뜯어먹는 우리더러 ‘블랙 페이퍼’(검은 종이)를 먹는다고 기겁한다. 해초를 먹는 식습관은 오히려 미네랄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웰빙식으로 자랑할수 있다. 아마 서구인들이 앞으로 해초를 먹는 습관을 길들일 것이란 생각도 든다.

고래와 해초 얘기를 하면서 빠트릴 수 없는 것이 울산의 해양특성이다.

울산 바다는 세계적인 ‘황금어장’이다. 먹이사슬 최정점에 있는 고래의 바다이며, 방어의 바다이다.

황금바다인 이유는 세 가지다.

첫째 울산 앞 바다는 동한한류와 구로시오난류가 만나는 지점이다. 그래서 기초 먹이인 플랑크톤이 우리나라 해역에서 가장 왕성하게 발생하는 것으로 판명됐다.

둘째 울산 앞 바다에는 높낮이가 무려 800m 차이가 나는 해저지형이 있다. 그곳에서 냉수괴가 발생한다. 용승류(Dwelling)라 불리는 이 현상은 세계적 어장을 형성한다. 이런 곳은 세계에 몇 안된다.

그래서 ‘방어진’ 같은 고기 이름을 딴 지명이 생겨났다. 이런 지명은 세계에 유례가 드물다. 대구잡이로 미국의 초기 자본을 일군 케이프 코드(Cape Cod 대구 곶)가 있을 뿐이다.

셋째 급경사진 동해안과 완만한 남해안의 장점이 결합돼 있다. 해저 암반이 넓고 햇빛이 닿을 수 있기 때문에 해초를 비롯 기초 생물이 풍부하다.

이런 곳이 국토 어디에 있는가. 이 가치를 잊고 지금처럼 햇빛이 닿는 암반이나 개펄을 소모적으로 매립하면 크게 후회한다.

산악 부분은 영남알프스의 진가를 알게되면서 울산의 위상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관광인들은 이곳을 ‘만리장성’이라고 부른다. 필자는 이들보다 훨씬 앞서 이곳을 거대한 성채(城砦)로 규정한 바 있다. 1천m 이상 산악군에 둘러싸이고 정상에는 넓은 평원이 전개된 곳이기 때문이다. 이런 규모의 고위평탄지는 북한의 개마고원 말고는 드물것이다.

세계에 ‘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이 몇 군데 있지만 ‘하늘위의 만리장성’ 같은 지형은 차별화될 가치다.

한류는 지금, 케이팝이나 한식을 넘어 산업쪽으로 퍼져가고 있다. 울산에 기지를 둔 선박은 이미 세계 일류여서 한류를 앞질러 갔다. 석유화학제품이나 승용차도 그런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세계 도시형성사를 보면 울산은 본래 로마, 바그다드, 장안과 더불어 형님 뻘에 속한다. 뉴욕이나 런던은 조카 뻘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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