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를 쫓은 선조의 지혜
더위를 쫓은 선조의 지혜
  • 강은정 기자
  • 승인 2012.07.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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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백화점, 마트, 음식점 등 어디를 가도 도무지 시원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한다. 요즘처럼 35도를 웃도는 날씨에는 잠시라도 건물 안에 들어가 땀을 식혀보려 하지만 오히려 덥게만 느껴진다.

지난 23일 목을 축이고 더위도 식힐 겸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를 찾았다. 계산대 앞에는 홍보물이 붙어있었다. 새로 나온 여름 한정 음료를 구매할 경우 부채를 증정한다는 내용이었다. 고민할 필요도 없이 음료를 주문하고 부채를 받았다. 음료를 기다리는 동안 흐르는 땀을 식히고자 부채칠을 했다. 효과는 놀라웠다. 부채바람이 이렇게 시원 할 수가.

문득 예전 선조들은 선풍기나 에어컨이 없이도 더위를 쫓는 슬기로운 피서법이 궁금했다. 선조들은 더위를 피하기 위해 등목을 하거나 폭포 물 맞기를 했다. 이열치열로 백사장에서 모래찜질을 하면서 더위를 피했다고 한다. 점잖은 양반들은 신분과 체면 때문에 찜통더위에도 맨몸을 드러내지 못하고 차가운 물에 발만 담가 더위를 잊는 탁족을 즐겼다고 했다. 이 탁족은 당시 양반들의 최고 피서법 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최근 전력량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정전사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는 하계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을 내놓으며 올 여름 최대 부하가 지난해보다 480만㎾증가한 7천699만㎾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 예비전력이 불과 150만㎾로 지난해 9월과 같은 대규모 정전사태를 가져오고 최악의 경우 국가 전체가 마비될 수 있는 ‘블랙아웃’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휴가분산, 실내온도 2도 높이기 등 다양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대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의 참여가 절실한 상황이다. 에너지 위기를 모두 공감하고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다 같이 동참할 때 여름 전력난은 물론 국가적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지금부터라도 부채를 항상 휴대하며 땀을 식혀보자. 선풍기 못지않다. 또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는 선조들이 즐겨했다는 탁족으로 더위를 이겨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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