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언양공장 통 큰 용단 내릴 때
KCC 언양공장 통 큰 용단 내릴 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7.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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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화강 상류(언양 남천천과 작괘천의 합수지역) 삼각주에 자리잡은 KCC 언양공장이 최근 감사원 감사에서 하천구역 1만4천여㎡를 불법 점용해 창고, 사무실, 펜스, 휴게시설 등 불법 건축물로 30여년간 사용해 온 사실이 적발돼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이 구역은 KTX 울산역세권 개발구역에 들어가 있고, 불법 전용으로 사용한 1만4천여㎡는 KCC 언양공장 전체면적 5만4천여㎡의 20%가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공장은 KTX 역세권 개발 초기부터 1단계 사업에 포함시켜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지역 주민들의 한결같은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전의 어려움, 보상비용 과다 등의 이유로 결국 1단계 사업에서는 제외되고 2016년 말까지로 예정된 2단계 사업에 포함되고 말았다.

필자는 공장 이전에 따른 제반사항, 준비기간 등을 고려할 때 이번 감사원 감사 결과가 KCC 언양공장 이전을 적극 추진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KTX 울산역은 당초 예상과는 달리 국내외 이용객이 하루 1만 명을 넘을 정도로 실질적인 울산의 관문이 됐다. 뿐만 아니라 세계적 산악관광지인 영남알프스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향후 역세권 개발사업이 본궤도에 올라 전시컨벤션센터, 호텔, 백화점, 주상복합시설, 문화휴식공간이 속속 들어서면 울산의 새로운 명소로 발돋움 할 것이 틀림없다.

이토록 중차대한 KTX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에 있어, 울산역사와 마주보고 있는 KCC 언양공장은 미관상 결코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각종 시설물의 균형배치, 주변경관 조성, 태화강 상류 하천정비사업 등에 어떤 형태로든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것이 지역주민이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부정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KCC 언양공장이 그동안 울산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로와 고용증대에 이바지한 점을 우리는 간과할 수 없다. 필자는 KCC 언양공장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하고 국가경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렇지만 이 시점에서 KCC 언양공장의 경영진은 기업의 성장과 발전, 기업이윤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기업으로서 가져야 할 역할에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울산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킬 역세권 개발사업을 두고 울산시민들이 어떤 생각 어떤 바람을 갖고 있는지, 깊이 고심하고 헤아려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난 30여 년간 KCC 울산공장을 변함없이 아껴주고 격려해준 울산시민들을 위해 기업이 울산시민들에게 최선을 다해 보답하는 통 큰 결단을 내리라는 이야기다. 이러한 용기와 결단은 향후 KCC 언양공장의 이전과 재창업에 기름진 밑거름으로 작용해서 획기적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공장 이전에 따른 용지 보상가격과 장치산업설비 이전비용이 2천∼2천500억 정도로 추정된다 하니 이전 결단과 보상비용 합의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설령 그렇다고 쳐도 KTX 울산역세권 개발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KCC 언양공장의 협력과 양보가 반드시 필요하고,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이다.

KCC 언양공장은 역세권 개발사업의 추진과 공장 이전에 좋은 결론이 도출될 수 있도록 중지를 모아주기 바란다. 이러한 결정은 115만 울산시민의 염원에 부응하고 울산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는 정말 뜻 깊은 참여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30여년 전, 삼남 도호들 앞 태화강 상류 하천변에 회사를 설립할 때 토지 소유주와 인근 지역주민들의 협조, 그리고 공장 가동으로 인한 여러 불편한 점들을 아무 말 없이 참고 인내 해준 분들에 대한 생각을 잠시나마 가져주기를 기대한다. 그분들의 고마운 마음들이 있었기에 KCC 언양공장의 오늘이 있지 않았겠는가.

울산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이해서 산업수도 울산이 친환경 생태도시, 세계속에 우뚝 서는 더 큰 울산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KTX 울산역세권 개발과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다시없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동시에 어떠한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반드시 성공적으로 사업을 마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울산인으로서 당연한 책무이자 의무라고 생각한다.

KTX 역세권 개발 2단계 사업의 성공여부는 KCC 언양공장 경영진의 결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KCC 언양공장은 감사원 감사로 인해 실추된 기업의 도덕성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일을 거울삼아 시정에 적극 협조하고 시민을 위한 사회적 기업으로 거듭 태어나기를 기대해 마지않는다.

<허령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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