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여름철 휴양질서 의식
실종된 여름철 휴양질서 의식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7.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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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해수욕장 등 피서지를 찾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주말 일산·진하 해수욕장을 찾은 피서객만 8만7천명이 넘는다. 더위가 최고조에 닿을 이번 주말에는 기업체들의 휴가까지 겹쳐 피서인파가 3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피서 인파가 몰리면 으레 등장하는 것이 불법 상행위, 쓰레기·오물 무단투기, 음주 소란 등이다. 진하·일산해수욕장, 북구 강동해변, 태화강 중류, 작천정, 석남사 계곡은 이미 이런 무질서가 극에 달한 상태다.

작년까지만 해도 전국적 모범사례로 꼽히던 동구 일산해수욕장이 밤만 되면 난장판이라고 한다. 취객들이 버린 술병과 먹다 남은 음식물 찌꺼기 때문에 백사장이 쓰레기장으로 바뀌었다. 피서객들이 이용하도록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평상을 이들이 차지해 술판을 벌이고 있다. 진하해수욕장 화장실은 도저히 발을 들여 놓을 수 없는 상태다. 바닥에 모래와 물이 뒤범벅돼 있어 ‘까치발’로도 겨우 들어갈 정도다. 상인회가 자율적으로 관리하고 있다지만 음료·음식물 가격은 평소보다 1~2배 가량 비싸다. 피서객들이 아무렇게나 버리고 간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있고 거기서 흘러나온 누출수가 악취를 풍긴다. 태화강 중류와 작천정, 석남사 계곡도 넘쳐나는 쓰레기와 오물 때문에 몸살을 앓고 있다. 태화강 중류 선바위·망성교 일원에서 주말에 환경미화원들이 치우는 쓰레기양만 평균 5~6t이다.

울산시와 5개 구·군은 여름철만 되면 피서지 쓰레기 처리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 그러나 행정당국이 처리할 수 있는 인적·물적 정도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행정력을 동원해도 시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이 문제는 원천적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행정관청의 대책·관리·감독보다 시민의 품격화 된 자긍심이 필요하다. 한마디로 전국 최고 소득도시에 어울리는 시민의식이 있어야 한다.

아쉽게도 연봉 4천만원 이상을 받는 근로자가 가장 많고 개인소득이 전국 2위인 울산에 아직 도시 나름의 독자적인 질서의식이 형성되지 못했다. 울산으로 들어서면 다른 곳에서 느끼지 못하는 질서의식이 느껴져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국가가 비록 우리보다 개인소득은 적지만 그들 도시들은 자신들만의 질서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피서지가 늘려있는 지중해 연안도시는 대개 그런 암묵적인 질서로 관광객의 무질서를 사전에 차단한다. 우리도 그런 고유한 질서의식을 창조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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