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오 구청장의 구명운동에 대한 소고
윤종오 구청장의 구명운동에 대한 소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7.25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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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철종의 집권시기에 안동 김씨를 중심으로 외척정치가 발호하고 안동 김씨를 중심으로 정치권력이 집중됐다. 이로써 매관매직 등이 성행하며 온갖 가렴잡세가 백성의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는 시절이 있었다.

그 한가운데 ‘상가집 개’라고 불리운 한 종친이 있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흥선대원군이 그 사람이다.

흥선대원군은 안동 김씨 세상에서 겉으로는 상가집 개처럼 납작 엎드려 살았지만 가슴 속에는 개혁의 칼날을 벼리고 있었다.

철종이 승하하고, 흥선대원군의 둘째 아들인 고종이 왕위를 계승하면서 마침내 흥선대원군은 혁신의 칼을 빼들게 된다.

그 첫 번째 혁신 정치가 서원의 철폐였다. 공맹의 도를 논한다며 붕당(당파) 정치를 일삼고 가렴주구의 온상이자 모든 세금에서 면죄부를 받으며 국가 재정의 파탄을 가져온 서원을 일거에 철폐했다. 소위 양반이라 일컫는 전국의 유생들의 반대로 전국이 들끓었다.

하지만 흥선대원군의 정책은 성공한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를 온 백성들이 하나같이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흥선대원군의 정치적 성공은 백성의 승리였으며, 백성을 섬기는 정치야 말로 올바른 정치임을 보여주는 위대한 본보기였다.

북구 윤종오 구청장이 코스트코 건축허가 반려문제로 검찰에 의해 기소를 당했다. 역사는 나선형으로 발전하면서 반복된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코스트코 건축허가를 반려했던 윤종오 구청장의 정치적 신념에서 흥선대원군의 백성을 위한 개혁정치와 같다고 생각한다. 미국계 창고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 입점에 반대해 검찰로부터 불구속 기소된 윤종오 구청장 구명운동이 번지고 있다. 북구 지역주민을 대표하는 160여개 단체가 앞장서고 있다.

작렬하는 무더위에 장이 서는 시장에 서명캠페인을 나가보면 너도나도 ‘구청장을 살려야 한다’며 더위에도 기꺼이 서명에 참여한다. 또 주변이웃에게 받아오겠다며 서명용지를 달라는 주민들의 마음이 뜨거운 날씨만큼이나 후끈하다. 심지어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중소상공인 역시 윤종오 구청장 구명운동에 나서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 이 사안은 지역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것임과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상인과 지역주민의 지역경제 주권을 보호하는 정치적 싸움이다.

나는 우루과이라운드와 이후 WTO 세계경제체제에서 쌀수입을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농민들을 기억한다. 자신의 생존권을 목숨걸고 지키고, 식량주권을 사수하고자 온몸으로 저항했고 지금도 저항하고 있는 농민들의 애국적 행동을 기억한다. 이러한 농민들의 싸움과 코스트코 입점을 반대하며 윤종오 구청장의 구명을 위해 애쓰는 지역상인과 북구 주민의 싸움이 본질적으로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또한 미국의 쇠고기 수입에 맞서 전 국민이 일어났던 촛불시위 역시 이번 윤종오 구청장의 정치적 소신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헌법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배웠다.

이는 나라의 주권이 국민으로부터 비롯되며 어떠한 정치적 행위라도 국민을 이롭게 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우리는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고(홍익인간), 하늘을 공경하며 백성을 사랑하고(경천애민), 백성을 곧 하늘이라는(이민위천)의 이념을 가지고 살아왔다. 윤 청장이 중소상인을 보호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겠다는 정치적 신념이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법정신과 무엇이 다르며, 반만년동안 내려온 우리의 사상과 무엇이 다를 것인가?

나는 윤 청장을 지지한다. 아니 윤종오 구청장의 정치적 신념에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나는 북구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다. 어렵고 힘든 사람의 곁에서, 그들의 한숨과 눈물을 닦아 주고자 자신의 직책을 걸고서 오늘도 싸우고 있는 윤 청장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낀다. 윤 청장은 서민의 편이다. 지역상인의 편이며 지역주민의 편이다. 가난한 자의 편이다. 그의 신념을 사랑한다.

<이혜경 북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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