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간부가 굴린 실언의 눈덩이
현대차 노조 간부가 굴린 실언의 눈덩이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2.06.28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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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더라도 하지 않는 것 보다 낫다’

지금 현대자동차 노조 이모 부지부장은 이 금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현대차는 지난 25일부터 직원 부모를 초청해 ‘효사랑 큰잔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800여명씩 총 6천700명의 부모를 초청해 자녀들의 일터를 둘러보고 공연을 관람하는 시간을 갖는 부모사랑 행사다.

그런데 행사 둘째 날인 26일, 인사말 순서에 나온 이 부지부장의 실언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금속노조 게시판에는 이번 일을 비판하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게시글에 따르면 부지부장은 “현대차 순이익이 8조1천억원인데 4만5천 조합원으로 나누면 인당 14억이다. 14억의 30%를 쟁취하면 인당 4억씩 돌아간다. 4억원 꼭 쟁취해서 돌려주겠다”며 직원 부모들 앞에서 공언했다고 한다.

작성자는 “부지부장의 단순셈법으로 아무리 계산을 해봐도 1인당 5천400만원. 이는 초등학교 1학년들도 할 수 있는 계산”이라고 이 부지부장을 실언을 꼬집었다.

어쩌면 부지부장은 계산착오로 0을 하나 덧붙엿을 수 있다. 아니면 부모가 듣기 좋으라고 한껏 부풀렸을 수 있다. 어떻든 연로한 부모는 우리 아들이 투쟁해서 4억원씩 받아온다면 오죽 좋겠냐는 허황된 기대감을 갖게됐다.

이는 노사관계나 노동자의 가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4억원이나 받는다니 까짓것 파업을 하든말든 한번 싸워보라는 부추김이 있을 수 있다. 또 나중에 그것이 허위라는 사실을 알게되면 노조에 돌아올 불신감이 이만저만 아닐 것이다.

회사측도 부지부장이 언급한 순이익 8조 1천억원은 현대캐피탈, 현대로템 등 종속기업 70여개사의 소유지분에 따른 일부 실적까지 포함돼 부풀려진 액수임을 설명하며 불끄기에 분주하다. 부지부장의 발언은 실책일 것이다. 그러나 그 실책이 만든 후유증이 커져가고 있다. 실언의 눈덩이가 더 크기전에 멈추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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