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듣던 ‘학대받는 노인’은 아니었을까 걱정되기 시작했다. 인근 지구대나 노인보호상담시설에 연락했어야 되는 것은 아니었나 잠자리에 들기까지 꽤 오랜 시간을 고민했다. 이날 만났던 노인이 걱정돼 울산시 노인보호시설에 연락을 했다. 시설로부터 듣게 된 이야기들은 충격적이었다. 가족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노인의 수가 이정도일 줄을 상상도 못했다.
울산노인보호전문기관은 지난해 노인학대신고 건수가 79건으로 2010년 44건보다 35건 늘었다고 전했다. 상담횟수도 지난해 1천127회로 전년 593회보다 두배 가까운 534회 증가했다. 폭력에 노출된 노인들은 신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기자가 만난 노인처럼 치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가족이다 보니 학대받는 노인들은 어디에도 하소연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우리사회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는지 모르겠다. 노인학대는 더 이상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인 문제가 됐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이 심각한 사회문제에 대해 우리 모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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