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 김홍도 선생께 보내는 편지
단원 김홍도 선생께 보내는 편지
  • 구미현 기자
  • 승인 2012.04.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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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 김홍도 선생님, 220여년 전쯤 당신은 어디 계셨습니까? 당신의 행적 가운데 공백으로 남겨진 1794년에 대해 저는 의문을 갖습니다.

현재 단원 선생께서 일본의 대표적 목판화가로 추앙받는 도슈사이 샤라쿠라는 가설이 지금 한국과 일본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너무 흥미로워 영화로까지 제작중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감히 여쭤봐도 될까요?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하늘에서 웃을지도 모르겠네요. 선생의 국내 행적이 묘연했던 시기가 바로 샤라쿠가 일본에 등장했던 시기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샤라쿠는 바로 김홍도였다고 국내 사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샤라쿠는 10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140여점의 작품을 남긴채 홀연히 사라진 인물로 그 후 일본의 전설로 남았다고 합니다. 그것은 아시나요? 샤라쿠의 목판화가 프랑스의 고흐에게 큰 영감을 줬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그의 자화상에는 샤라쿠의 작품이 배경이 되어 자신을 더욱 빛내주고 있죠. 샤라쿠가 단원 선생이 맞다면 고흐에게 영감을 준 인물이 바로 선생님이 되는 거군요. 이 어찌 흥미를 안 가질래야 안가질수가 있을까요?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선생님 필법과 샤라쿠의 필법이 흡사하다고 합니다. 또 샤라쿠의 그림 중에 발가락이 여섯 개인 그림이 있는데 선생 그림에서도 그 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동일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행적을 쫓아 220여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당신은 1794년, 정조대왕의 밀사로 일본에 가신 후 어떻게 지내신건가요? 일본의 목판화 우키요에 작가, 도슈사이 샤라쿠로 활동하신 것이 맞나요? 이 물음의 답은 어디서 얻어야 할지 진정 모르겠습니다.

단원 선생님, 오는 6월 6일 울산에서 국제 목판화페스티벌이 열립니다. 국내에서는 처음 맞는 행사죠. 평소에 쉽게 접하기 힘든 일본의 목판화도 확인 할 수 있는 자리라고 합니다. 우키요에도 확인할 수 있겠죠? 목판화를 통해 추리소설처럼 얽혀있는 한일 문화교류사의 한 조각을 풀어낼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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