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만 특별음악회
무늬만 특별음악회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2.04.19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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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울산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은 초등학생들의 재잘거림으로 가득했다. 공연 관람 예절에 맞춰 시작 10분 전 모두 자리에 앉았다.

학생들의 손에는 미리 배부된 음악회 안내서가 들려 있었다. 초등학생을 위한 특별음악회 오케스트라 이야기가 시작됐다.

울산시립교향악단 김종규 부지휘자가 무대에 올라 오케스트라 악기를 소개했다. 무대 중앙 화면에 악기 그림과 함께 악기에 대한 간단한 소개글이 나왔다. 웅성거리는 소리 탓에 공연장 뒷쪽에서는 거의 내용을 알아 들을 수 없었다. 어린 학생들이 집중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았다.

무대 뒤 연주를 준비하는 많은 연주자들이 있었을 텐데도 악기 소개를 그림과 글, 설명만으로 끝낸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체험을 목적으로 했다면 여러 악기를 직접 보여주고 소리를 들려주며 비교할 수 있는 시간을 줬어야 했다. 어른들도 첼로와 바이올린의 소리를 잘 구분하지 못하고, 비올라와 첼로의 겉모양이 어떻게 다른지 잘 모른다.

비슷한 음색과 모양을 가진 악기들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음에도 이날 프로그램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

공연 관람 예절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던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공연 전 배부된 안내서로만 대신했다. 안내서에는 공연장을 찾을 때의 옷차림과 휴대전화 전원 끄기, 꽃이나 음식물 반입 금지 등 기본적 예절을 정리한 글이 실려 있었다. 또 음악 애호가가 아니라면 잘 알지 못하는 장르별 박수치는 요령도 담겨 있었다. 하지만 안내서를 꼼꼼하게 읽는 학생은 드물었다.

당연한 관람 예절조차 이야기 해 주지 않아 공연 중 휴대전화를 갖고 놀거나 악장 사이에 앵콜을 외치기도 했다. 심지어 학생들을 인솔해 온 교사조차 공연 중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다 관계자로부터 주의를 들었다.

공연 전 간단하게 최소한의 예절만 알려 줬더라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 모른다. 아무리 초등학생이라고 해도 그 정도는 지킬 줄 안다. 이날 공연은 이름만 ‘특별’한 음악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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