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실력 높이기 / 사고력을 기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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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5.0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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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를 연습하자 ?
◆ 조건(條件)

지난주에 음식의 맛은 상대적이라고 하였다. 이것을 글로 써보자고 하였다. 다음의 글을 읽으며 문장과 문장의 관계, 앞의 문장과 뒤의 문장이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즉, 독립적인지, 종속적인지 생각하며 읽자.

맛은 입안의 혀로 느끼는 것이다. 혀 표면의 신경이 음식물로부터 받은 자극을 뇌로 보내어 그 느낌을 확인한 결과가 맛이다. 과거에 먹었던 대부분의 음식물 자극은 뇌의 세포에 기억되어 있어서 지금 먹는 음식이 과거의 음식과 같은 재료이면, ‘그 맛이야’라고 기억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래서 기억에 없는 음식물 맛은 잘 모른다. 김치만 먹던 우리나라 사람이 처음 버터를 먹었을 때, ‘무슨 맛이 이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버터 맛이 기억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서양 사람이 우리나라 된장을 처음 먹으면 대개가 이맛살을 찌푸리고 삼키지를 못한다. 된장 맛의 기억이 없기 때문이다. 서양의 치즈 중에도 곰팡이가 핀 치즈는 서양의 일부 사람들만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먹어본 사람으로 그 독특한 맛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김밥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잘 기억되어 있는 음식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김밥을 맛이 있다고 잘 먹는다. 미국 사람들은 김의 맛이 기억에 없기 때문에 맛이 없다고 한다. 이것이 장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예이다.

같은 우리나라에서도 시간에 따라 맛이 있는 음식이 달라진다. 옛날의 청소년들에게는 불고기와 자장면이 맛있는 음식으로 꼽혔다. 지금의 청소년들에게는 햄버거와 피자가 맛있는 음식으로 인기가 있다. 이것이 시간에 따라 상대적으로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예이다.

사람이 살아 있으면서 병이 들지 않았으면, 배가 고프다는 것은 절대적이다. 배가 많이 고플 때는 음식의 맛을 기억에서 떠올리며 맛이 있다 없다 말할 겨를이 없다. 빨리 배고픔을 면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음식의 맛은 적당히 배가 고플 때를 조건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와 같이 상대적인 것에는 조건이 따라다닌다.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으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가정형편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야 하는 조건이다. 다음이 학업성적이 우수해야 하는 조건이다. 장차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할 마음이 갖추어져야 할 조건이다. 이상 세 가지 조건에 합격하면 장학금을 받게 된다. 하나라도 불합격이면 장학금을 받지 못한다. 조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상대적인 것이다.

반대로 ‘조건 없이’라는 말이 있다. 바로 절대적인 경우이다. 생명을 갖고 있는 생명체는 절대적으로, 조건 없이 죽게 되어 있다. 다음에 조건을 붙여 상대적인 경우와 조건을 붙이지 않은 절대적인 경우를 공책에 써보자. 다시 충고 한마디. 글 쓰면서 생각하는 힘이 길러지는 것을 절대적으로 믿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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