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은 무죄?
변신은 무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4.02 21: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정(非鄭)울산포럼’으로도 불리던 ‘비전울산포럼’이 ‘비정상(非正常)포럼’으로 비쳐지고 있다. 포럼의 큰 축이었던 6인 중 2인이 이번 총선 시기에 연대의 틀을 흔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비전울산포럼’은 지지난해(2010년) 6·2지방선거 때 가공할 파괴력을 선보였던 중구 무소속연대, 이른바 ‘무당파(無黨派)’ 소속 6인이 주축이 돼서 만들었던 포럼이다. 조용수 전 중구청장, 박래환 전 시의원을 공동대표(공동회장)로 내세운 가운데 김재열·김기환 전 시의원과 박영철 현 시의원, 서경환 현 중구의원이 공동부회장 또는 중임을 맡아 회원 수천 명을 거느리게 된 막강한 조직으로 평가돼 왔다.

이들 6인 가운데 현역 지방의원으로 남은 박영철·서경원 두 부회장이 지난달 28일 새누리당 복당을 전격 선언한 것이 발단이 됐다. 연대의 틀은 그 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영철 시의원과 서경환 구의원은 이날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정갑윤 국회의원(중구 총선후보)과 함께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복당→정갑윤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새누리당을 “저의 정치적 고향”이라며 “4·11총선이 임박해지면서 무소속이란 정치적 한계를 실감하게 됐다”며 복당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한나라당을 떠난 지 6년 만에 존경하는 정치선배이자 3선의 국회의원인 정갑윤 의원의 당선으로 지역 발전과 정권 재창출이란 숙원을 이룰 수 있도록 복당의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들의 거취를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특히 지난달 27일의 기자회견에서 드러낸 김재열 부회장의 원색적인 비난은 거의 막말 수준에 가깝다.

그는 1997년 광역시의회 출범 당시와 2004년 제3대 중구의회 때의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특히 박영철 시의원을 ‘(변절의) 전과 3범’이라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OOO 의장을 만든다고 약속을 하고는 하루아침에 △△△ 선배를 지지해서 나머지 6명을 다 수렁에 빠뜨리고 혼자만 살아났습니다.”

그는 최근 비전울산포럼이 이번 4·11총선에서 중구의 모 후보를 지지하기로 철석같이 결의해 놓고도 약속을 어겼다는 주장을 폈다. “지난 3월 9일 회의하면서 결의하고 모 후보의 14일 개소식에 참석하고 16일 여기에서 6인연대가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으나 두 양반 일 때문에 기자회견이 조금 미뤄진 겁니다. 김기환 저, 두 부회장이 후보 지지를 하러 온 겁니다.”

그의 독설은 계속됐다. ‘정치공작설’을 주장하려는 것 같았다. 어투는 단정적이었다. “후반기 원 구성하면 한 분은 의장이나 부의장이 정도 할 것 같고. 다른 한 분은 최소한 상임위원장 한 자리는 할 겁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올곧고 바른 의정활동을 해 왔노라고 강변했다. “세상에 이런 식으로 배지를 달고도…. 내가 16년 동안 의원 했지만요. 나는 올곧은 마음으로, 정말 바른 정신으로 살아왔는데, 인제 잉크도 안 마른 아이들이 벌써 담합으로 자리에 연연해 가지고…. 이런 부도덕한 사람들이 무슨 대표를 하고 의원을 한다 말입니까?”

나중에는 사투리도 거침없이 튀어나왔다. “그라이카네, 내가 흥분 하겠는교, 안 하겠는교?”

다음날 기자회견에서는 박영철 시의원의 해명이 뒤따랐다. 비전울산포럼은 중구 현역 국회의원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해 집단 상경투쟁도 벌인 적이 있었다.

박 의원은 그 때의 이야기를부터 풀어 놨다. “그 때 저는 회기 중이어서 상경을 못했지만, 저희 포럼에서 그 당시 ‘낙천운동’을 한 것이지 ‘낙선운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정치 고향인 새누리당이 정말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받는 속에서 보다 좋은 국회의원 후보가 없느냐고 찾았다. 그러나 새누리당 공심위에서는 이 자리에 계신 후보님께서 적임자라고 공천 하셨기 때문에 저는 공천의 뜻을 존중하면서 정권 재창출이라든지, 이 지역을 위해 더 많은 일을 하실 수 있도록 보좌를 충실히 할 그럴 생각입니다.”

이런 말도 부연했다. “제가 (후보와) 한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자리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었습니다. 6·2지방선거 등 여러 요인으로 우리 보수층이 양분된 것을 보고, 이번 선거가 끝나면 당락에 관계없이 우리 중구의 양분화된 보수층을 재결집하고 중구 발전을 위해 한 길을 가고, 그런 역할이 먼저라고 주문했습니다. 우리 후보께서는 쾌히 승낙하시고 그것부터 먼저 하시겠다 해서 제가 투신을 하게 된 것입니다.”

누군가는 여장의 변신은 무죄라고 했다. 하지만 김재열 포럼 부회장 같은 이는 강력하게 부인할지도 모른다. “정치인의 변신은 유죄”라고….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