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가 나아갈 길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가 나아갈 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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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고용(雇用) 없는 성장시대에 접어들었다. 국가 경제력은 증가하는만큼 기업이 채용하는 근로자 숫자가 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양질의 고용창출이 경제 운영의 핵심이고, 대학교육도 이러한 방향에 맞추어 변화해야 한다.

이제 대학교육도 미래의 경제환경과 기술변화 추이를 예측하고 인력수급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교육시스템을 재정비하고 신 교육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국 폴리텍대학의 폴리텍(Polytechnic)이란 명칭도 그런 의미를 상당부분 담고 있다. 복합-다수를 뜻하는 ‘Poly’와 기술을 뜻하는 ’Technic’의 합성어로 ‘종합기술대학’이란 뜻이다. 우리 폴리텍대학은 국내 대학 최초로 산업현장과 강의실을 연동시킨 실무 위주의 학사제도인 ‘현장교육(Factory Learning)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FL시스템은 기업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과정을 그대로 강의실로 옮겨와 기업에서 필요한 현장 기술중심으로 강의하는 것이다. 그 가운데 기업과 연계한 프로젝트 실습, 소그룹 지도 교수제, 실무능력인증제 등 생생한 현장 교육 시스템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학사운영제도로 한국폴리텍대학 울산캠퍼스는 2000년 개교 이래 현재까지 지역전략산업에 필요한 우수한 기술인재를 3천여명 배출해 지역산업발전에 기여했다.

또 7만여명의 근로자들에게 직무향상교육을 실시하여 지역대학으로써의 소명을 다해왔다. 기술의 가치와 땀의 가치를 소중히 하는 게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이상이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이 지난 12여년 동안 불철주야 노력한 결과 지난해 졸업생 취업률이 84.2%로 전국 172개 전문대학 중 19위를 차지했다. 지역 대학 중에서는 1위를 차지해 명실상부한 산업기술인재 요람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대학 졸업생의 절반 이상이 청년실업자란 현실을 감안하면 폴리텍대학이 거둔 결실은 자랑할 만한 것이다.

때문에 최초의 지역출신 학장이라는 엄중한 중책감에 어깨가 무겁다.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만큼 해 낼 수 있을지 필자 스스로 중압감을 느낀다. 하지만 그동안 대학에서 습득한 지식과 지역사회발전에 참여한 경험으로 새로운 대학문화 창조와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맡은바 소임을 다 하고자 한다. 그런 연장선에서 우선 향후 폴리텍대학이 나아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기업과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글로벌 어학능력 강화, 인문학적 소양, 인성과 품성함양 등 학생들의 핵심역량 강화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자 한다.

둘째, 지역전략산업의 구조고도화와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맞춤형 기술인재를 양성해 지역산업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즉, 자동차 및 조선해양 플랜트분야는 학생들의 기술을 고급화하고 심화과정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또 이를 통해 핵심적인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환경, 전지 등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융합형 기술인력 양성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런 목적을 달성하려면 학과개편, 교육장비 보강, 시설개선 등 체계적 준비작업도 추진돼야 한다. 기존의 기술·장비·학습교육으론 지역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셋째, 사회의 소외계층에 대한 생산적 복지를 실현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고자 한다.

울산 지역인구의 19.7%에 해당하는 베이비붐 세대들이 작년부터 연차적으로 은퇴시기를 앞두고 있다. 베이비부머들에게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기술교육을 실시하고, 다문화가정, 탈북자, 미취업자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것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생산적 복지를 실현시키고자하는 지역대학의 역할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한다.

넷째, 높은 취업률, 산업현장 맞춤형 교육, 저렴한 등록금 등 우리 대학이 갖추고 있는 강점을 널리 지역사회에 알리는 일도 병행할 생각이다. 이러기 위해선 대학의 가치를 강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상생할 수 있는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 협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이런 게 사실상 폴리텍 대학이 지역사회대학으로서 떠안고 가야 할 소명이다.

끝으로 대학과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땀을 흘리고 있는 조직구성원들에게 보람을 주고 학생들에게는 꿈과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매진하고자 한다. 대학의 이상이 제 아무리 높다 해도 그 구성들이 보람을 찾고 꿈과 이상을 키울수 없는 곳이라면 상아탑으로서의 이념은 애당초 상실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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