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의 몰락
신비주의의 몰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15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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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는 사전적 의미로 모습이나 하는 짓이 이성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을 만큼 신기하고 묘한 태도나 경향이라고 한다.

과연 신비주의는 어쩌면 결과에서 효과의 극대화나 연예인들의 인기 상승을 주도할 수는 있지만 지금까지 상당수의 신비주의는 몰락을 자초했다.

특히 울산시가 펼치는 각종 홍보활동이나 업무처리에서 개방이 아닌 신비주의는 대부분이 실패작이었다. 효과의 극대화는 고사하고 밀실행정이라는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행정기관이 추구하는 신비주의는 극히 위험한 발상이지만 울산시는 이를 정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행정기관이 신비주의를 추구하고 밀실행정을 한다는 것은 시정이 불투명하거나 공개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결과다.

행정은 신비주의를 추구해서는 안 된다. 각종 시책이나 사업에서 모든 과정을 공개하고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그 과정에서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비밀이 어디 있겠는가. 언젠가는 다 알려지게 될 사실을 울산시에 보탬을 준 기업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홍보 효과를 주기 위해 깜짝쇼를 준비했다면 행정가로서의 자질이 의심된다.

지난달 울산시는 공업센터 지정 50주년 행사를 가지면서 상당수의 행사 내용들을 신비주의로 준비했다.

그러나 너무 어리석은 행정이었다. KTX 울산역 광장에서 설치된 ‘회귀 그리고 비상’이라는 작품명의 번영탑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며 작업을 해 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거대한 탑을 가린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무리하게 진행하다 결국은 미리 공개됐다는 이유로 제막식이 아닌 준공식으로 변경하고 말았다.

여기에다 번영탑이라고 명명한 것도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탑의 정의를 제대로 숙지하지 못하고 탑이라고 이름 붙인 것도 행정이 사전에 시민들의 여론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못하고 추진위원들 만의 의견으로 결론 내렸기 때문이다.

이것 뿐인가. 공업센터 지정 5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울산특집의 KBS 가요무대를 유치하면서 기초자치단체를 통해 이미 초대권은 배부를 종료한 뒤에야 방송에 자막광고를 내보냄으로써 시민들의 원성을 자초하고 말았다.

지난해에는 모 연예인이 결혼까지 하고서도 신비주의를 강조하다 이혼소송이 들통 나는 바람에 신비주의 전형이라 불리던 연예인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이나 행정이나 신비주의를 추구하며 가치 극대화만을 노린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울산시는 여수엑스포 울산 홍보관을 두고도 일체의 내용을 밝힐 수 없다며 어떤 자료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 또한 어떤 우를 범할지 모르는 일이다. 미리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고 미비점을 보완하는 검정 과정을 거치는 작업이 필요한 사항이다.

누군가가 농담으로 ‘세상에는 비밀 없고 공짜 없다’고 했다. 자신들의 논리만으로 자신들의 세상을 추구한다는 것은 올바른 행정이 아니다.

행정은 오로지 시민의 편에서 시민을 위한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 자신의 공적이나 자치단체장의 치적을 쌓아주는 곳이 행정기관이 아니다.

울산시는 앞으로 모든 시정을 추진함에 있어서 가치의 극대화를 노린 꼼수를 부리지 말고 모든 과정에서 공개를 원칙으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반영할 줄 아는 행정을 펼쳐야 한다.

공무원 개인이나 조직의 공적을 위해 밀실행정을 펼쳐서는 안 된다. 시민들의 질타가 두려워 시민들의 알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울산시의 행정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는 시정이 펼쳐지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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