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도 지나치면 ‘죄’다
사랑도 지나치면 ‘죄’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14 21: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사는 스타들에게 팬이란 없어서는 안 될 불가분의 존재다.

하지만 잘못 된 예 중 하나가 사생팬이다. 사생팬 문제는 몇몇 프로그램과 기사로 부글부글 끓어오르다 식어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이번엔 가수 JYJ의 멤버인 박재중, 박유천이 사생팬에게 욕설과 폭행을 가해 다시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들은 칠레 산티아고에서 진행한 단독 콘서트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8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사생팬(스타의 사생활을 쫓는 극성 팬)에게 시달린 생활은 마치 창살 없는 감옥에 사는 것과 같았다”며 괴로움을 호소했다.

JYJ의 사생팬 폭행사건 논란 이후 드러난 사생팬의 실태는 충격적이었다. 사생활을 24시간 감시하고 문자, 전화로 스토킹하는 것은 기본이다. 집에 침입해 물건을 훔치고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해 감청용 복제폰을 산다. 심지어 ‘오빠가 나를 기억해줄 것 같아서’라는 이유로 공연 현장에서 스타를 때리기도 한다.

연예인과 사생팬 사이의 누가 더 나쁘다를 따지기 전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들 대부분은 ‘사생활 침해’가 범죄행위라는 사실에 대해 무감각하다. 이런 도를 넘어선 행동들은 일반인이었다면 ‘스토커’ 행위에 가까운 범죄 행위다. 우리는 사생활을 침해하는 지지자를 ‘사생팬’으로 부르며 그들을 팬의 일부로 받아들이지만, 서구의 시각으로 보면 이들은 명백한 ‘스토커’다. 타인을 괴롭히는 범죄자인 스토커를 팬으로 포장하는 사회에서 유명인의 프라이버시권과 인격권은 대개 ‘인기의 대가’로 엄격히 제한당한다. 사생활 침해도 같은 이유로 쉽게 용인된다.

무분별한 연예뉴스 매체 역시 사생팬 문제를 키운 원죄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TV, 인터넷 매체에서 연예인 사생활에 관련 된 뉴스를 무차별로 쏟아내면서 스타를 자신의 일상과 맞물린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하게 한다.

한편으로 모범사례도 있다. 바로 서태지의 팬들이다. 그들은 서태지와 아이들 20주년을 기념해 브라질에 ‘서태지 숲’을 조성했다. 팬들의 자발적인 성금을 모아서다. 서태지 기념 사업회 등을 운영하며 팬덤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이번 폭행논란이 전화위복의 계기가 돼 연예인도 한 인간임을 그들에게도 인권이 있다는 점을 떠올리고 올바른 팬 문화가 조성되야 할 것이다.

<동구 남목동 김정희>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