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기업 고졸채용에 거는 기대
지역 대기업 고졸채용에 거는 기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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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생산기반을 둔 대기업들이 대규모 고졸사원 채용을 예고해 두고 있다. 현대차, 삼성계열사, SK계열사, 한화케미칼 등 4개 대기업에서 올해 채용하는 인원만 1만2천400명에 이른다. 한 해 1천만원 가까운 등록금을 내고도 대학졸업자의 절반 정도가 ‘청년 백수’인 현실을 감안하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지역 대기업들인 만큼 지역출신 고졸자를 우선 채용하는 방법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상고, 공고 등에서 기능훈련을 받은 사람들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고졸 출신이 충분히 감당해 낼 수 있는 자리까지 대졸자들이 차지하는 바람에 우리사회가 학벌지상주의, 등록금 1천만원 시대라는 덫에 걸린 것이다. 한국 직업능력개발원이 우리나라 전체 293개 직업을 조사했더니 고졸직업 학력이 131개(44.7%)로 가장 많았다고 한다. 반면에 전문대 이상의 학력을 필요로하는 직업은 27%에 불과했으며 직업의 절반은 아예 학력과 무관한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사회에서 많은 고졸·대졸자들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최근 고졸자채용 분위기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정착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동안 워낙 메말라 있었던 탓에 지금은 ‘고졸자 채용’ 그 자체만으로도 하나의 위안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 개선해야할 부분이 한둘이 아니다.

작금의 고졸자 채용분위기가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학력 간 임금격차부터 해소해야 한다. 우리나라 고교 졸업자와 4년제 대학 졸업자의 임금격차는 100대 177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167)을 크게 웃돈다. 2012년 2월 기준 지역 A금융권의 고졸 연봉은 1천662만원이다. 월 140만원 남짓한 급여수준이다. 이에 반해 대졸자 연봉은 2천373만원이다. 고졸자보다 무려 600만원 이상 많다.

남자 신입사원의 경우 병역특례도 국가가 정책으로 배려할 사항이다. 지역에 있는 한 기업인은 병역특례가 없으면 고졸자 취업분위기는 일회성으로 그칠 것이라고 한다. 병역을 필한 전직사원을 재취업시키면 고졸취업자가 배로 늘어나 기업이 임금부담에 직면할 것이란 주장이다.

일반계 고졸자 취업도 지금부터 장려해 나가야 한다. 최근 대기업들이 채용하는 고졸자들은 대개 특성화고 아니면 마이스터고 출신들이다. 무턱대고 대학에 진학하는 비정상적인 교육열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일반계 고졸자들의 취업 창구를 늘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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