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 수업제’계획 다시 짜야한다
‘주5일 수업제’계획 다시 짜야한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0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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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부터 초·중·고등학교에서 격주 토요일 수업이 없어졌다. 대신 등교를 원하는 학생들을 위해 토요 돌봄교실과 토요 방과후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심상찮다. 초등 1~2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토요 돌봄 교실의 경우 지역 전체 147개 초등학교에서 479명이 지원했다고 한다. 학교당 3명 정도가 토요일에 등교하는 셈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당초부터 비현실적인 ‘놀토’대안을 세웠다. 교과부가 던져주는 계획안을 그대로 시행하는 시·도교육청도 문제다. 지역실정에 맞도록 변형해 실시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문제를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격주로 수업하던 기존 학습프로그램이 없어졌는데 학생들이 그대로 등교하리라고 예측했던 것부터가 잘못이다. 첫째, 셋째 토요일 수업 때문에 가족과 함께 움직일 수 없었던 학생들이 여행계획을 잡느라 바쁘다고 한다. 또 일부 학생들은 사교육 시장이 내 놓은 주말강좌로 몰리는 중이다. 교사들도 벌써부터 피로감을 토로하고 있다. 희망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학교가 문을 열어야 하고 당직교사가 출근해야 한다는 교육청 지침때문이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토요학습 계획이 더 큰 문제다. 지난해 9월 주 5일 수업제를 앞두고 지역 19개 학교에서 ‘토요학교’를 운영한 결과 20%의 학생들만 참여했다. 그러나 올해 실제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은 그 보다 훨씬 적다. 반면에 실시하는 프로그램 숫자는 계획된 그대로다. 초등학교의 경우 119개교에서 586개의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한 학교당 5개 꼴 이다. 수준이 다른 아이들 20~30명을 모아 5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니 제대로 된 효과가 나올 리가 없다.

더 이상 일을 그르치기 전에 실정에 맞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자칫 교과부 지침만 따르다간 꿩도 매도 다 놓치는 수가 있다. 참여 학생은 적은데 기존계획대로 일을 밀어붙이다 보면 무리수를 동원하게 된다. 야간자율학습이나 방과후 수업에 학생을 반강제적으로 동원해 말썽이 그치지 않고 있듯이 실적을 올리기 위해 토요 방과후 학교에 학생을 강제로 동원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런다고 해서 참여를 원치 않는 학생들이 등교할 리도 없고 그렇잖아도 토요일 출근을 반기지 않는 교사들이 순순히 이에 따를 리도 없다. 일률적이고 전시적인 것보다 한 가지를 하더라도 알찬 쪽을 택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으니 계획을 새로 짜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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