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기상도
4·11 총선 기상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3.04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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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궤적이 나선형이면 태풍이 된다.

웅크린 태아, 고사리의 싹, 은하의 중심 처럼 나선형을 가진 물상은 필연적으로 확장하는 경향이 있다.

정치태풍도 그렇다. 마침내 울산정치가 태풍권에 들어간다. 태풍의 중심에 들어갈 시기는 30여일 남았다. 벌써 6개 선거구의 기둥이 삐걱거리는 소리가 난다.

이 태풍의 중심에는 ‘노무현 사람들’이 있다. 이 바람에는 역동성과 함께 복수의 냄새가 묻어있다.

이 태풍은 2년전 강원도에서 발생해 긴 나선형 궤적을 그으며 울산에 다가왔다. 태풍의 씨앗은 2010년 6월2일 지방선거에서 싹텄다. ‘노무현 사람들’인 이광재씨가 강원도지사에 당선되면서 불기 시작한 이 바람은 충청도에 이르러 안희정 지사의 당선으로 위력을 키웠다. (뒤이은 강원도 재선거의 최문순씨 당선과 서울 보궐선거의 박원순씨 당선도 이 바람의 숨결을 강화시켰다.)

자연에서의 태풍은 이동하면서 바닷물의 더운 온도로 힘을 키운다. 강원도에서 시작된 그 바람도 그랬다. 충청을 거쳐 다시 호남권에서 힘을 배가시킨뒤 경남에서 김두관 지사의 당선으로 힘을 키웠다. 강원-서울-충청-호남-경남으로 이어진 지역의 민심동향을 이으면 나선형이다. 정치태풍이 자연태풍의 속성인 나선형을 그린 것이다.

당시 그 태풍은 부산에서 소멸됐다. 그래도 부산이 입은 타격은 컸다. 노무현정권때 행자부 장관을 역임한 김정길씨의 득표율은 44.5%였다. 불과 3%의 표심만 바뀌었어도 부산이 무너졌다. 그랬다면 울산도 태풍권에 휩쓸렸을 것이다. 당시 박맹우 울산시장은 62.2% 득표율로 선방했다.

2년이 지난 지금 이제 그 바람이 되살아 부산과 울산을 압박하고 있다. 이 태풍의 핵에는 노무현의 분신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있다. 그는 낙동강바람을 적벽대전에 나오는 동남풍으로 바꾸고 있다. 이 바람은 앞으로 온 누리에 퍼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지금까지 태풍의 영향권에서 비켜있는 곳은 경북·대구 뿐이다. 부산과 울산은 나선형 바람이 경북으로 쳐올라가는 것을 막는 전초역할이 주어져 있다.

지금 울산 새누리당의 전열정비가 부산하다. 태풍을 막아낼 적임자임을 주장하는 사람은 많다. 조만간 확정될 그 적임자가 누굴지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진정성·공정성·전문성이 승부다.

초대형 태풍의 내습을 앞둔 울산거리에 비상등이 켜졌다. 차량이 생생 지나는 사거리에 내로라하는 인물들이 신호표를 달고 거리에 서기 시작했다. 누군지도 모를 탑승자에게 허리를 굽히는 그들은 장관급도 하고 공기업 CEO도 했다. 그동안 지녔던 무게를 내려놓고 있다. 허리를 꺾어 보통 사람과 높이를 맞추려고 한다. 어떤 이는 시장을 돌며 상인들의 물기있는 손을 잡는다. 고급 관료출신 중후한 후보는 인터넷을 통해 춤추는 모습을 보인다.

태풍의 시간에 맞춰 온갖 시그널이 점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음향과 색채를 동원해 분투하더라도 이번 만큼은 종전과 다를 것이다.

이제는 진정성, 공공성, 전문성의 승부다.

정치풍토에 이런 화학변화가 일어난 것은 ‘안철수’라는 강력한 촉매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인이자 교수인 안씨가 보여준 덕목은 지행합일이다. 많이 알고 많이 가진 자가 배운 대로 행하고 가진 만큼 베푸는 것이다. 거기에다 의료나 정보기술 분야에 전문지식이 있다.

진정성은 지식과 언행이 일치하느냐로 판별될수 있다. 울산에는 많이 알고,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들의 발자취는 지식수준이나 가진 것과 다르기 일쑤였다. 이 시대가 지행합일에 주목하는 것은 그동안 사욕에 집착하고, 알만한 사람이 행하지 않은 일을 많이 봐온데 대한 반작용이다.

이제 젊은 눈들이 이런 것들을 판별해 낼 것이다. 어쩌면 진정성과 공공성이란 미덕은 이제 기본이라고 볼 것이다. 그 기본을 넘어 산업 경제 환경 복지 등 전문분야에 밝은 사람을 찾을 것이다.

울산에서는 한때 민주화란 공익성에 투철하면서 사욕을 버렸던 진정성을 지닌 몇몇 인물을 선택한 안목이 있다. 이제는 그때보다 더 세련된 안목으로 공익성과 진정성에 더하여 전문성까지 선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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