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항공사 운항중단을 보며
소형 항공사 운항중단을 보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29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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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울산에 입점했던 소형 항공사가 오늘부터 운항을 중단한다. 지난 5개월 동안 누적돼 온 적자 때문이다. 매달 약 7천만원에 이르는 적자폭과 갈수록 떨어지는 탑승률 때문에 운항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이스트 아시아는 취항 첫 달 41.2%의 탑승률을 기록했으나 지난해 12월에는 35.8%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스트 아시아의 탑승률이 하락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안전성 때문이다. 19인승 항공기를 탑승해 본 승객들 대부분이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승객들이 항공사고를 우려해 지역항공사를 기피한 것이다. 이런 불안감을 해소하려면 이스트 아시아가 당초 계획했던 대로 대형항공기 구입을 추진했어야 했다. 탑승률이 다소 낮아졌더라도 대형항공기를 투입해 운항을 계속했으면 경영이 정상화됐을지도 모른다. 2008년 설립돼 현재 흑자를 누리고 있는 ‘에어 부산’도 설립 첫해에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렇게 뒤 막음을 해줄 자본이 충분치 못했던 것도 이스트 아시아가 실패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이번 이스트 아시아의 운항중단은 지역항공사 설립을 앞두고 있는 울산에 두 가지를 시사한다. 소(小)자본으로 뛰어드는 개인업체는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과 울산 탑승객들의 대형 항공사 의존도가 심화 될 것이란 점이다. 그나마 하나 있던 지역항공사가 없어짐으로써 대형항공사들은 잠재적인 위험을 일부 덜게 됐다. 따라서 대형 항공사들은 지난해 추진했다 국토부에 의해 거부된 추가 감편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만일 그들의 요구가 수용되면 울산~서울간의 운항 편수는 현행 하루16편에서 12편으로 줄어든다.

2010년 초까지만 해도 하루 24편이 운항되다가 12편으로 줄어들면 탑승객들이 겪어야하는 불편함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항공사 편의대로 짠 운항시간에 맞춰야 할 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 항공요금 인상도 상정할 수 있다. 울산 취항 대형 항공사들은 언젠가 지역항공사에 자리를 내 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할 게 틀림없다.

지난해 말부터 지역 상공계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항공사 설립이 거론되고 있는 터다. 이제 거론 단계를 넘어 실천단계에 진입해야 한다. 어차피 국내 항공업계의 흐름은 저가 지역항공사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설립을 서두르는 것이 국내노선뿐만 아니라 해외노선을 장악하는데도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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