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枕無臥
高枕無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05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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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베개를 높이 베고 근심 없이 누워있다’는 뜻으로 전국책(戰國策)제책(齊策)에 전하는 이야기이다. 전국시대 제(齊)나라에 맹상군(孟嘗君)이란 귀족이 있었는데, 그가 거느린 식객만 해도 3천명이 넘었다. 그들 중 풍환(馮驩)이란 사람은 학식이 높고 지혜가 출중한 인물이었는데, 하루는 맹상군이 그에게 자신의 영지 설(薛)이란 지방에 가서 세금을 거두어 오도록 하면서 그곳에 진귀한 물건이 있으면 싸서 오게 했다.

명을 받은 풍환은 현지에 이르러 그곳 백성들에게 “올해는 흉년이라 우리 상군께서는 여러분의 세금을 모두 면제하기로 했습니다”라고 공포하고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세금 문서들을 모두 불살라 버리고 돌아왔다. 맹상군은 “보아하니 빈손으로 온 것 같은데 무엇을 싸가지고 왔는가”라고 물었다. “제가 보건데 상군의 집에는 진귀한 물건은 없는 것이 없으나, 의리(義理)가 없어서 의리를 싸가지고 왔습니다”라고 답했다.

이 말을 들은 맹상군은 화가 치밀었지만 그냥 넘어가 버렸다. 1년이 지난 어느 날 맹상군이 왕의 미움을 사 지방에 유배를 가게 되었는데, 그 곳 백성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마중 나와 지난해 베풀어 주신 은혜를 이야기하며 환대하자, 맹상군은 감격해 곁에 있는 풍환에게 “자네가 싸다 준 의리를 오늘 비로소 보게 되는구먼”하며 매우 만족해했다. 그러자 풍환은 “약삭빠른 토끼는 굴을 파도 셋을 팝니다. 상군께서는 이제 겨우 하나를 팠을 뿐이고 앞으로 둘을 더 파야 베개를 높이 베고 편하게 주무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 뒤 풍환은 그의 지혜로 맹상군을 다시 제상에 복귀시켰고, 설 지방에다 맹상군의 종묘를 세우게 하였다. 이 일을 모두 성취시키고 난 뒤 맹상군에게 “이제는 세 개의 굴을 모두 가졌으니 편하게 주무셔도 됩니다”라고 이야기 한데서 유래한 말로 이는 하나를 이룬 현실에 안도하지 말고 앞으로의 일까지도 완벽하게 준비하라는 교훈의 뜻이다.

울산이 공업센터 지정 50주년을 맞이한 오늘 그동안 괄목할 발전과 더불어 국가발전을 주도하고 있는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미래 성장에 있어서도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새로운 각오와 더불어 지혜를 모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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