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한 제언
중구 ‘문화의 거리’ 조성을 위한 제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02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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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원도심인 중구 중앙길은 매력적인 거리다. 장춘로에서 번영로 복산성당으로 이어지는 1천250m구간은 울산의 과거와 현재가 혼재된 멋스러운 곳이다. 동헌과 울산읍성 흔적 등이 울산의 문화역사성을 대변하고 있으며 지리적으로도 외부와 뛰어난 접근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 길 양측에 있는 2~3층 건물들은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도심구도 다양성의 한 축을 이루고 있다.

중구 원도심은 1990년대 이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면서 강남지역에 신시가지가 집중 개발돼 상권이 그쪽으로 옮겨가는 바람에 상권이 급격히 위축된 곳이다. 그 이후 중구가 재래시장 특화 등 여러 가지 상권 활성화정책을 펴 지역개발에 나섰지만 중앙길은 여전히 그 과정에서도 소외돼 있었다.

이 중앙길이 최근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이 지역이 울산 원도심의 특성을 고스란히 간직하면서도 ‘문화’를 접목시켜 울산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를 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원도심을 살리고 중앙길을 울산의 새로운 문화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노력은 민간에서부터 자발적으로 시작됐다. 특히, 중앙길 상가 상인회가 문화도시울산포럼 등 민간단체와 함께 중앙길을 문화예술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자체 용역을 발주하는 등 구체적인 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시작된 것이다. 이런 민간 활동이 박성민 중구청장의 구정 목표와 일치하면서 보다 현실적인 계획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최근 중구청은 ‘중구 문화의 거리 조성 및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구도심과 울산문화예술 관련 전문가 11명으로 육성위원회를 구성하고, 오는 6월까지 중구 중앙동 일부 구간을 ‘문화의 거리’로 선정한다는 내용이다. 또 하반기 추경예산을 확보해 거리 주변에 있는 전시·공연시설과 문화예술업종 시설을 일부 지원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별도로 문화의 거리에 대한 민간차원의 구상안도 지난해 발표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울산시청에서 열린 ‘울산 르네상스 비전 플랜’ 심포지엄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이와 같은 의지와 노력이 결실을 거두려면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하드웨어(시설)와 소프트웨어(콘텐츠)의 개발과 조합이 그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이 중앙길 전선지중화사업이다. 중앙길은 울산 원도심의 중심지로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명품 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지만 대대적인 개선 또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 전선지중화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중앙길 전선지중화 사업은 구도심 지역인 번영로 복산성당입구에서, 중앙동 주민자치센터, 국민은행을 지나 우정삼거리에 이르는 1천250m 구간의 전선을 지하에 매설하고 도로를 정비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중구청이 일부구간의 사업 추진을 위해 사업비 4억7천500만원을 편성했지만 중구의회가 예산 심의과정에서 2억 원을 삭감하면서 사업추진이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최근 중구 출신 정갑윤 의원이 도시미관 정비사업비 20억원을 확보하고, 박맹우 시장이 그 필요성을 공감하면서 다시 청신호가 켜진 상태다.

전선지중화사업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 시작되는 중구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뿐만 아니라 중구가 추진하는 울산시립미술관 유치계획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중앙길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전선으로 인해 도시미관을 해치는 한 중구가 추진하는 문화의 거리 조성사업 또한 막대한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또 시립미술관이 울산초등학교 자리에 유치될 경우에 대비해서라도 전선지중화가 반드시 먼저 이뤄져야 한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침체일로를 걷고 있던 중앙길이 최근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은 빈 점포가 눈에 띠게 줄었고 사람들의 발길도 잦아졌다. 자체 문화가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 중이다. 전선지중화사업으로 도로가 정비되면 상가가 더 활성화되고, 새로운 만남의 문화가 형성될 것이 틀림없다.

지난해 열린 ‘울산르네상스 비전 플랜’ 심포지엄에 참석한 발표, 토론자들도 울산 원도심이 국제적인 관광거리로 조성될 수 있음을 인정했다. 문화도시 울산포럼 김종수 고문은 “중앙길은 이상적인 문화예술지구로서의 잠재성을 지닌 곳” 이라며 “세계적 관광명소와 견주어도 결코 뒤지지 않는 조건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고 했다. 울산 문화와 예술, 관광, 쇼핑의 중심으로 새롭게 태어날 문화의 거리와 곧 착공될 디자인거리 그리고 시립미술관이 이곳에 들어서면 중구는 명실공히 옛 명성을 되찾게 될 것이다.

< 한봉희중앙길 상가상인회 수석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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