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힘’
‘말의 힘’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01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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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효과는 엄청나다.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듯이 좋은 말은 최대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교육적인 목적의 말이라면 무한대의 기대치를 낳기도 한다. 또한 잘못된 말은 칼날과 같아 목숨도 앗아간다. 말이란 절대 함부로 해서 안 되는 어렵고 무서운 것이기도 하다.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게 하는 것을 ‘피그말리온 효과’라 했다.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키프로스의 조각가 피그말리온에서 유래된 것이다. 피그말리온은 평생 독신을 고집했다. 자신이 조각했던 상아로 만든 여인의 아름다움에 빠져들어 신들에게 아내로 만들어 달라고 기도했다. 그의 사랑에 감동한 아프로디테 여신은 그의 소원을 들어줬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꿈을 피력할 때 우리는 ‘피그말리온 효과’라는 말을 인용한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 하지 못하는 것 중에 하나가 칭찬이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칭찬 받기를 원하면서도 남에게 하는 것은 인색하다. 어쩌면 어릴 적부터 칭찬에 인색한 환경에서 자랐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흔히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이는 몇 해 전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켄 블리차드 저서의 제목이기도 하다. 5천파운드가 넘는 거대한 범고래를 훈련시키는데 가장 빠른 지름길이 바로 칭찬이었다는 것 때문에 더욱 긍정하게 된 말이다.

‘로젠탈 효과’란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인 로젠탈 교수가 실험을 통해서 발표한 이론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기대와 칭찬이 갖는 긍정적 효과를 설명한다. 잘 할 거라는 믿음을 심어 주면 실제보다 훨씬 효과가 크다는 것은 입증된 바이다. 미국의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인간은 칭찬을 갈망하면서 살고 있는 동물이라고 했다. 프로이드도 사람은 공격에는 저항하게 되지만 칭찬에는 무기력하다고 했다. 칭찬은 사람의 능력을 최고조로 끌어올리고 성취적으로 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준다는 것이다.

내가 만난 초등학교 4학년 아이가 있다. 아이는 평소 말이 없고 무기력했다.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것을 무엇보다 싫어했다. 따라서 학습 능력도 떨어졌다. 어느 날 우연히 그 아이의 일기장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이는 친구들과의 알까기 게임에서 몇 번을 이기게 되자 팔을 번쩍 들고 유관순처럼 뛰어갔다고 표현했다. 아이의 기쁨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는지라 그 뒤부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물론 잘 할 수 있는 재능이 보인다는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그 후 아이는 매사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 노력했다. 결국 아이는 백일장에서도 여러 번 수상을 하며 명랑한 성격의 소유자로 바뀌었을 정도다.

기대치와 칭찬은 버무려 심어야 한다. 칭찬으로 격려하는 말의 힘은 사람의 그릇을 더 크게 한다. 자신의 생각이 무한대임을 먼저 알게 하고,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 주는 것이 말의 힘이다. 채찍으로 무안을 주기보다 칭찬이 효과적임은 마땅한 일이다.

프랑스의 화가 밀레는 25세 때 파리로 유학을 갔다. 그때 드라로슈라는 유명한 선생님에게 그림을 배우게 되었다. 선생님께서 밀레의 그림을 가리키며 “우리 학교에서 제일 잘 그린 그림이야!”라고 칭찬했다. 밀레는 노는 시간에도 그림을 그리는 열정을 키웠으며 덕분에 오늘날 불후의 명작을 많이 남기게 되었다.

칭찬은 숨겨져 있는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 힘이다. 헬렌켈러는 칭찬과 격려에 눈과 귀와 입을 열게 되었다. 앙드레 김도 초등학교 시절 자신의 그림을 보고 독창적이고 창의적이란 선생님의 말씀에 예술가의 꿈을 키웠다고 했다. 이처럼 말의 힘이 누구의 미래를 결정하기도 한다. 상대의 단점을 보기 전에 장점을 먼저 보고 말을 한다면 기대치 이상의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칭찬, 쉬운 것이므로 인색하지 않았으면 한다.

이명길 가족문화센터 문예창작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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