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연수원 도로 문제’ 합리적으로
‘교육연수원 도로 문제’ 합리적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2.0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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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교육연수원으로 통하는 대왕암 공원 내 차로(車路) 이용을 두고 동구청과 시 교육청이 감정다툼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공사가 시작될 때부터 양쪽이 티격태격하더니 급기야 차를 타고 안으로 들어가겠다는 사람들과 이를 막는 사람들이 몸싸움까지 벌이는 지경에 이르렀다.

실제 양측이 다투는 주 이유는 차로이용 때문이 아니다. 대왕암공원 내에 있는 교육연수원 이전 문제를 두고 동구청과 시교육청이 서로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동구청은 이전부지 예산까지 확보됐으니 빨리 옮겨 가라는 것이고 시교육청은 아직 마땅한 장소를 마련치 못했으니 좀 더 기다리라는 것이다.

지금 동구청은 시교육청을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부지를 선정하지 못했다는 핑계로 교육연수원이 그대로 눌러 앉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는 중이다. 2009년에는 이전장소가 없어 옮길 수 없다고 했다가 2010년 울산시가 113억원에 이르는 예산까지 확보해 줬음에도 나갈 생각을 않고 있으니 그런 의심의 눈길을 받을 만도 하다.

그렇다고 해서 동구청이 연수원으로 통하는 자동차 도로를 봉쇄한 것은 부적절한 처사다. 교육연수원 차량진입 금지조치를 취한 것이 교육연수원을 조기에 내보내기 위한 압력수단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항상 자동차가 다니던 길을 가로막고 서서 못 들어가게 할 리가 없다는 것이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연수원 앞까지 자동차가 들어갔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안 된다고 하니 그 뒷심을 의심하는 건 당연하다.

동구청이 차로(車路)부터 여는 게 순서다. 지금까지 차로로 이용하던 길을 근린공원 규정을 들먹이며 갑자기 차단하는 것은 누가 봐도 적절치 않다. 행여 이런 금지조치가 조기 이전을 위한 압력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면 그것은 더더욱 온당치 않은 일이다.

이번 문제는 길을 막는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도로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면서도 얼마든지 합리적으로 풀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양측 기관 고위 간부들이 나설 차례다. 연수원에 출입하는 교원들과 동구청 공익요원이 서로 몸싸움을 벌여도 그냥 두고만 볼 것인가. 이럴 때 일수록 고위간부들이 나서서 조율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수장(首長)들이 나서기 어려울 때 ‘참모진’들이 나서면 일을 해결하기 쉽다. 시간이 좀 걸릴 진 몰라도 이전예산까지 확보돼 있는 이상 연수원은 어차피 옮겨 가기 마련이다. 서로 협의하면 일은 의외로 쉽게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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