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흥하 교사는 한국교원대학교에서 교육과정(敎育課程)으로 석사학위를 마쳤고, 지금은 부산대학교에서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석사과정을 밟으며, 나 교사 자신이 변한 것은 학생들 체벌, 매를 들어 손바닥이나 종아리를 때리는 벌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체벌을 준 일이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스스로 할 때까지 기다리는 교육’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어떤 특정 단체에 들어가 ‘가짜 교육을 하지 않는다. 경쟁하지 않는다. 인성교육이 제일이다’의 구호를 외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박사학위의 세부 내용이 이런 학생들의 경쟁과 관계가 되는 ‘일제시험에 대한 학생들과 교사들의 고통, 스트레스, 불안 등등에 관한 질적 연구’이다. 많은 연구들이 그렇듯이 질적 접근은 노력에 비해 성과가 크게 돋보이지 않는다. 특히 새로운 연구법, 그라운드 이론(ground theory)을 교육과정 연구에 적용하여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것은 까다롭고, 힘이 많이 들어가는 분야이다. 이러한 성격을 갖고 있는 나 교사이기 때문에 학생들의 사고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으로 ‘글쓰기’, 글짓기가 아닌 자기가 생각한 것을 글로 남기기를 열심히 지도하는 것 같다. 그래서 강수경(무룡초등, 본보에 소개됨) 선생님처럼 나 교사도 학생들의 글쓰기를 모아 문집을 만들어내고 있다. 보람된 일 중의 하나가 바로 이 문집을 보고 다 큰 학생들이, 어른이 된 사람들이 선생님을 찾아 전화를 걸어줄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고 한다.
나흥하 교사는 남들 도와주기를 좋아한다. 그래서 교내에서도 여러 선생님들의 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준다. 당연히 선생님들 사이에 평판이 좋을 수밖에 없다. 특히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상담교사 자질이 충분한 교사이다. ‘어떤 일로 해서든지 잊을 수 없는 학생들이 있을 터인데…’. 한 명이 있다고 한다. 초임지 B초등학교로 제주도에서 전학 온 학생으로 남을 괴롭히고, 학업 상태도 나쁘고, 할머니하고 살고 등등이었다. 이 학생을 도시락까지 준비하여 동천강 강둑에서 두 시간 가량 상담을 하였더니 눈물을 흘리며 진지하게 자기 마음을 열더라는 것이다. 그러고서 얼마 있다 다시 제주도 부모한테로 전학하였는데 웬일인지 잊혀지지 않는다고 한다. 글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