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예방, 교사들이 앞장서야
학교폭력 예방, 교사들이 앞장서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1.10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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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에 일어난 대구 ○○중학교 학생이 스스로의 목숨을 끊은 일을 계기로 요즘 우리 사회에서 제일 많이 회자되고 있는 것이 ‘학교폭력’에 대한 이야기이다. 거의 날마다 방송 뉴스와 신문기사에는 학교 폭력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계속 되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일어난 사건이 아니라 예전부터 늘 문제되고 지적되어 왔었건만, 교과부에서는 뉴스에 보도될 때마다 학교폭력 해결책을 종류별로 다양하게 발표하고 있다. 교과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관련 회의를 주관하고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새로운 학교폭력 사건과 안타깝고 슬픈 피해 학생들의 이야기는 뉴스마다 끊이지 않고 날마다 보도되고 있다.

혹자는 학교폭력이 가정교육의 부재에서 시작되었다며 가정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학교폭력에 대한 학교와 교육당국의 무책임한 행정과 해결의지의 부족을 탓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점수와 성적 만능주의, 그리고 1등만을 인정해주는 ‘일등 지상주의’가 오늘날의 학교폭력 문화를 만들어낸 주범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모 교원단체에서는 교단에 남교사들이 부족하여 그런 끔찍한 학교폭력을 예방하기도 힘들고 해결도 어렵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문제에 대한 원인 진단이 다르니 해결방법 또한 같을 수는 없는 일이지만, 어느 한 쪽의 해결책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정도로 학교 현장의 폭력문화가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늘 아이들과 마주보고 함께 생활하는 교사의 입장에서는 다른 어떤 해결방법이나 예방책들보다 좀 더 진지하게 제안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바로 교사의 문제라고 얘기해 주고 싶다. 또래나 선배들로부터 폭력의 피해를 받고 있는 학생들에게 가장 일차적으로 구원의 손을 내밀어 주고, 해결의 방법을 고민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바로 교사의 위치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비싸고 맛있는 음식이라고 하더라도 지금 당장 배고프고 지친 이에게는 눈앞에 보이는 가까운 사람이 건네주는 따뜻한 미음 한 그릇의 가치가 더 소중하고 급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접근한다면 학교폭력의 예방자이자 동시에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가정 먼저 해결방법을 고민하고 제시해 주어야 할 교사들에 대한 지원방법을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경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학부모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어떤 경우에는 가해 학생의 학부모들로부터 협박과 폭력에 가까운 소리를 듣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더 이상 문제가 확대되지 않기를 바라는 관리자라도 만나게 되면 더욱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교육청에서는 현장의 교사들이 학교폭력 문제에 보다 적극적이고 초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학교폭력에 대한 전담 지원반을 운영하여 법률적인 문제와 의료 지원 등 각종 문제들에 대해 교사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에 대한 연수문제도 깊이 있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현장의 교사들 중에서 학교폭력 문제 발생 시 학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육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연수를 받은 이들은 그리 많은 편이 아니다. 단위 학교에서 사전에 학교 폭력 문제의 예방과 해결방법을 수립하고 피해 학생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현장의 교사들에 대한 연수 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가해 학생과 그들의 학부모들이 학교폭력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강제해낼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의 운영에서도 시험점수 등을 통해 단위학교를 일렬로 줄 세우는 일들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시험점수에 발 묶인 상태에서는 교육과정에 대한 계획과 운영은 겉으로는 여러 미사여구로 화려하게 장식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시험 점수 향상에 목맬 수밖에 없게 된다. 현장의 교사들이 시험점수 향상에만 빠져있게 된다면 학교폭력 예방 문제에 대해서는 교사들은 늘 뒷전에 머무르는 사람이 될 뿐이다.

2012년 임진년 우리 학교에서는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폭력에 의해 상처받는 일도, 또래 친구들의 영혼에 상처를 주는 일도 사라지고 즐거운 추억과 소중한 우정만으로 행복해 지는 공간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용진 화정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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