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 ‘등골 브레이커’ 노스페이스
학부모 ‘등골 브레이커’ 노스페이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2.01.09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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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학생들의 필수품이라는 노스페이스 점퍼가 이슈가 되고 있다. 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입고 다니는 제 2의 교복이라고 한다. 요즘 노스페이스 점퍼가 없으면 왕따까지 당한다.

거리를 지나다니다 보면 같은 점퍼를 입고다니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학생 5명이 몰려다니는데 그 중 3명이 같은 디자인의 점퍼를 입고 있었다.

‘교복 위의 교복’으로 불리는 유행 아이템이 학생들 사이에서 시대별로 있었다지만 노스페이스의 사례는 유별나다. 과거와는 달리 이 점퍼를 통해 학교 폭력의 주범인 ‘일진회’가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8일 방송된 ‘개그콘서트’에서 개그맨 최효종은 학교에서 잘나가고 리더십이 있는 ‘일진’이 되는 법을 소개했다.

최효종은 “일진이 되는 것은 어렵지 않다. 다른 건 다 필요없이 두꺼운 ‘북극점퍼’만 있으면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따뜻한 점퍼가 있으면 친구들과 옥상에 가서 놀 수 있다. 하지만 친구들과 놀다 보면 배가 고프다. 이때 내게 점퍼를 준 친구에게 빵을 사오라고 하면 된다”며 학교에 만연한 일진 문제를 꼬집었다.

이처럼 노스페이스 점퍼는 현재 학교폭력의 요인으로까지 번지고 있으며 곧 ‘일진들의 상징’이 되고 있다. 이 노스페이스를 위해 절도도 서슴치 않는 10대들의 범죄행위를 보면서 얼마전 대구 중학생들의 자살사건과 맞물려 점점더 심각한 사회문제로 발전하고 있지 않나 하고 느껴진다.

얼마전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는 ‘노스페이스 계급도’를 보았다. 노스페이스 계급도란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를 가격대별로 구분해 계급을 매기는 것을 의미한다.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 중 25만원대 저가 모델은 ‘찌질이’ 계급으로, 70만원대의 고가는 ‘대장’ 계급으로 불리고 있다. 학생들끼리 가격대로 등급을 매기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노스페이스 점퍼가 ‘등골 브레이커’라는 불명예스러운 칭호를 얻었다.

학생들의 학교에서의 자신의 계급을 올리기 위해 자신의 부모님의 등골을 휘다못해 파괴시킨다는 뜻에서 ‘등골 브레이커’라는 별칭이 붙었다. 참으로 씁쓸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야말로 ‘노스페이스 공화국’이다.

<동구 일산동 정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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