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높인 행정감사·동분서주 활동 신뢰받는 의정상 정립
전문성 높인 행정감사·동분서주 활동 신뢰받는 의정상 정립
  • 김정주 기자
  • 승인 2011.12.26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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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정례회 마감 120일 회기 마무리

울산광역시의회(의장 박순환)는 지난 23일 오전 11시 의사당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2차 정례회 4차 본회의를 끝으로 2011년 의정활동을 모두 마감했다. 지난해 7월 제5대 개원의회로 거슬러 올라가면 시의원들은 총 4년의 임기 중 37.5%인 1년 6개월의 임기를 끝낸 셈이다.

시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제134회 임시회를 시작으로 제142회 제2차 정례회까지 120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면서 지난 한 해를 이렇게 진단했다.

“시의회는 2011년 한 해 동안 민생 중심의 의원입법, 시민들의 권익과 복리증진에 주안점을 둔 행정사무감사,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심의, 주민의견을 바탕으로 한 효율적이고 활발한 의정활동으로 대의기관의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아쉬운 면 또한 솔직하게 털어놨다. “‘공부하고 연구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였으나, 환경기본조례 개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의 갈등으로 환경복지위원회 소관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었다.”

◇진솔한 자기반성.…강혜순 의원 5분발언

자체평가에 대한 시의회 안팎의 반응은 긍정 반, 부정 반으로 엇갈렸다. 부정 평가에는 뜻밖에도 한나라당 강혜순 의원이 앞장섰다. 지난 23일, 마지막 본회의 발언대에 나선 강 의원의 5분 자유발언 속에는 여와 야 모두에게 옷깃을 여미게 만드는 메시지가 들어있었다.

“올해도 우리 의회는 시민들의 기대와 여망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입니다. 작년에는 무상급식 문제로, 올해는 고유황유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좋지 않은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시민은 우리 편이며, 대세는 우리의 것이라고 서로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놨지만, 결국은 당리당략에 기인한 정쟁이었다는 따가운 질책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상생이 아니라 대립과 갈등을 통한 상쟁으로 민의의 전당이라는 의사당을 싸움터로 만들었다는 자괴감에서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입니다.”

강 의원은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민의의 전당을 정쟁의 장으로 만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반성과 성찰, 그리고 새로운 변화를 당부했다. 박순환 의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사는 전쟁터의 적과 아군이 아닙니다. 닫힌 감정이 아닌 열린 마음으로 불통의 시대를 접고 소통의 새로운 역사를 써 나갔으면 합니다.”

◇능동적이고 왕성했던 의정활동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한 해 동안 시의회는 능동적이고 왕성한 의정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도 동시에 받고 있다. 120일 동안 2차례의 정례회와 7차례의 임시회를 열어 모두 146개의 안건을 처리했다.

조례 71건을 비롯해 승인?동의안 16건, 예산?결산안 10건, 기타 49건이 그 내용이다. 조례안 중에는 의원발의 조례안이 15건으로 전체의 21%를 차지했다. 괄목할 만한 변화를 보인 것이다.

특히 새로 제정한 장애인체육 진흥 조례, 헌혈 권장 조례, 학생 복지증진에 관한 조례, 무료생활법률상담실 설치 조례, 관급공사 임금체불 방지 조례는 소외계층에 대한 시의회의 관심과 배려를 단적으로 나타낸 것이었다.

시의회는 스스로를 또 이렇게 돌아보았다. “지역 현안사업과 각종 민원에 대한 집행부의 의견을 듣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역대 최고의 수준인 117건의 서면?시정 질의 및 5분 자유발언과 43건의 진정서를 처리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활발한 의정활동을 펼쳤다.”

◇정책대안 제시에 눈뜬 행정사무감사

지난 11월 15일부터 28일까지 14일간은 시와 교육청의 39개 기관을 대상으로 2011년도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했다. 집행부의 정책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안 제시기 그 취지였다.

그 결과 340건(시정요구 39건, 건의 301건)의 지적사항을 들춰내고 시정에 반영토록 했다. 파행을 겪은 환경복지위원회(위원장 이은주)를 제외한 상임위원회별 시정 및 건의 건수는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허 령) 117건, 산업건설위원회(위원장 권명호) 76건, 교육위원회(위원장 권오영) 135건이었다. 의회운영위원회(위원장 김종무)도 12건을 처리했다.

행정사무감사에 임한 의원들의 열의는 지난해보다 더 한층 돋보였다. 의원들은 철저한 사전준비와 전문성을 무기삼아 날카로운 질의를 펼쳐 집행부를 긴장시켰다. 집행부의 해명자료 제공 횟수가 부쩍 늘어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민복지에 역점 둔 예산안심사

시의회는 지난 11월 30일부터 12월 15일까지 시청과 교육청의 2011년도 추경예산안과 2012년도 당초예산안 심사를 심도 있게 진행했다. 집행부의 2012년도 당초예산은 시 2조 4천869억원, 교육청 1조 1천754억원으로 확정했다.

예산안 심사에서는 특히 경상경비의 동결, 주요 사회간접자본시설의 마무리,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중점을 두었다. 복지예산의 지원에도 신경을 썼고, 비효율적 사업은 대안 제시로 대응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짜임새 있는 시정살림을 설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는 것이 시의회의 자체평가다.

◇현장확인…발로 뛴 의정활동

시의회는 지역의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이를 시정에 반영하기 위해 상임위원회별로 현장방문 투어를 활발히 전개했다.

일본 대지진 원전사고가 났을 때 신고리원전 3호기 건설현장을 방문한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방사능 영향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울산대교 및 접속도로 현장을 비롯해 각종 사업장과 시설물을 매회기 때마다 수시로 찾아갔다. ‘발로 뛰는 의원’의 상을 뿌리 내리는 데 일조했다.

동남권신공항 건설의 백지화 철회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하는가 하면 반구대 암각화 문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를 방문하기도 했다.

◇연구 생활화하고 신뢰받은 의회

시의원들은 소속 상임위원회와 관계없이 6개 연구단체에 참여해 시정발전과 공통관심분야에 대한 연구에 몰두했다.

신성장동력연구회는 ‘바이오화학산업 육성방안 심포지엄’, 풀뿌리의정포럼은 ‘임금체불 없는 관급공사를 위한 제도개선 토론회’, 교육과 함께하는 연구회는 ‘학교혁신 국제심포지엄’, 좋은 예산연구회는 ‘주민참여예산제도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마련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입법에도 도움을 주었다.

여성의원 연구회는 ‘울산여성인력개발센터 신축 문제로 현장을 직접 둘러보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연구를 생활화하는 의회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평으로 이어졌다.

한편 의회사상 처음으로 입법정책담당관실을 새로 설치해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춘 것은 획기적인 전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공백 없는 의정활동’을 캐치프레이즈로 지난해에 이어 회의가 열리지 않는 여름과 겨울 비회기 동안 의원들이 번갈아가며 일일당직근무에 나선 일은 신뢰받는 의정상을 정립했다는 시민들의 평가를 이끌어냈다. 김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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