歡樂極兮哀情多<환락극혜애정다>
歡樂極兮哀情多<환락극혜애정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12.2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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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즐거움에 직면하면 슬픔 또한 함께 일어나게 된다’는 뜻으로 한무제(漢武帝)가 지은 시 추풍사(秋風辭)의 한 구절이다.

한무제는 휘가 유철(劉徹)이고 한 고조(高祖) 유방이 세운 나라의 기틀을 다지고 왕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해 생의 대부분을 반대파의 숙청과 이민족의 정벌에 몰두했다. 그 당시 고대 우리나라에도 한사군을 설치하여 그의 영향권에 두었던 인물이다. 그의 이 같은 철권통치의 결과로 나라 안팎의 모든 근심거리들을 해소하고 통치 기반을 반석 위에 올려놓게 되었지만 그의 나이도 이미 황혼에 접어들어 있었다. 그러던 어느 가을날 하동지방에 가서 후토(后土)에 제사를 지내고 난 뒤 신하들과 함께 잔치를 열고 분하(汾河)에 배를 띄워 뱃전에서 흥에 겨워 시를 읊었는데, 이것이 유명한 추풍사이다. 시의 내용 중 끝 부분에 “기쁨이 극에 달하면 슬품도 절로 나니, 내 젊은 날에 이 같은 즐거움이 과연 얼마이던고, 이 몸 장차 늙어 감을 어이할고(歡樂極兮哀情多 少壯幾時兮 奈老何)” 라는 내용이 있다. 이는 사람의 년치가 황혼기에 접어들게 되면 죽음이 가까워 옴을 느끼게 된다. 그때가 되면 즐거운 일이 있으면 슬픈 마음 또한 함께 일어나기 마련이다. 이같이 인간사의 모든 영옥과 영화는 덧없고 허망하게 느껴지게 된다는 의미의 말이다. 이후 무제는 내치에 힘을 기울여 태평성대를 열어가게 되었다.

북한 정권의 김정일 위원장도 끝내는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아가느냐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느냐 또한 중요한 일이다. 그렇다면 그도 마지막으로 민족화해의 길을 열고 자신으로 인해 가슴에 응어리진 이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어루만져주고 떠났어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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