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방송(EBS) 문제 많다
교육방송(EBS) 문제 많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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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3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교과서 대신 EBS 교재를 더 많이 펴 들고 있다고 한다. 교육부 교육평가원이 그 쪽에서 올해 수능시험문제의 70%이상을 반영하겠다고 했으니 그럴 수 밖 에 없는 일이다. 문제는 올해 EBS 교재가 오류투성이란 점이다. 시험을 채 한 달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잘못된 문제들이 군데군데 발견되지만 평가원은 손을 쓰지 않고 있다.

지난 1997년 시작된 EBS 방송은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다. 그러나 지난 정부들이 사교육 억제차원에서 국가시책으로 추진했기 때문에 그런 단점들은 항상 유야무야되거나 어설프게 봉합됐다. 사교육 억제책으로 시작된 이 교육방송 때문에 공교육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교육부가 해마다 이 책의 수능 출제비중을 높이면서 교과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등학교들은 2학년 때까지 교과서를 끝내고 3학년 때는 아예 EBS 교재로 수업을 진행한다. 때문에 3학년으로 진급하면서 구입하는 교과서는 있으나 마나다. 남구 모 남자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경우 올해 약 30만원어치의 교과서를 구입했지만 실제 수업엔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학생들이 EBS 강사와 학교 교사를 서 로 비교하는 것도 현직 교사들의 위상을 떨어트리는 계기가 됐다. 보충수업시간에만 사용하도록 제작한 원래의 취지를 벗어나 담당교사들이 정규 수업에 이 교재를 사용함으로써 교사들은 거저 교육방송 수업을 지켜보는 허수아비가 된 것이다. 교육방송의 수동적 수업방식 때문에 학생들이 자기주도 학습능력을 잃게 된 것도 폐해 가운데 하나다. 학생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질의, 응답하는 것이 아니라 TV화면만 응시하는 기괴한 수업방식 때문에 학생들은 창의성을 잃어버렸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옛말은 바로 이 교육방송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교육 억제를 위해 시작된 교육방송이 지금 공교육 현장에 숱한 폐단을 낳고 있지만 정부가 추진하는 교육정책이란 대의명분 때문에 이 정책의 근원적 오류를 지적하거나 시정하려는 사람이 거의 없다. 이제도를 비판하는 것 자체가 마치 사교육 두둔자로 비춰질까 두려워해서 그런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의미의 지방교육자치가 아니다. 국가정책일지라도 잘못된 것은 거부, 조율하는 것이 교육자치다. 내년 울산 고3학생들은 모두 공교육의 정도를 밟을 수 있도록 울산교육이 앞장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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