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등의 불, 퇴직자 노후대책
발등의 불, 퇴직자 노후대책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10.1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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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에 근무하는 베이비 붐 세대 근로자(1955년~64년생)들이 정년을 맞아 5년 후부터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다. 올 해는 양쪽 회사에서 1천178명이 정년퇴직하지만 2017년에는 거의 두 배 가까운 2천1명이 직장을 떠날 것이라고 한다. 향후 10년간 현대중공업, 현대자동차 퇴직예정자는 각각 1만689명, 7천162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퇴직 후 구체적인 노후대책을 세워 둔 근로자는 이 중 5.9%에 불과하다.

울산전체 취업자의 9.4%에 불과한 현대자동차, 현대중공업에서의 상황이 이렇다. 울산전체 취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년퇴직자 문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2000년만 해도 울산지역 취업인구 중 50~59세는 10.7%인 4만7천명에 불과했다. 그러나 5년 후인 2005년에는 7만3천명(14.8%)로 불어났고 지난해는 10만 6천명(19.9%)로 치솟았다. 이들 가운데 올해는 6천900명이 퇴직하고 2016년에는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 1만2천400명이 퇴직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초 노조 위원장 선거를 앞둔 현대차는 이미 ‘고령화대책 노사 공동연구팀’을 구성했다. 현대중공업도 퇴직자 지원센터 설립에 나섰다. 그 동안 일자리를 고수하기 위해 투쟁 일변도를 달리던 노조가 퇴직자 노후대책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문제는 이런 여력을 갖추지 못한 중소기업체 근로자들이다. 울산발전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동구와 북구지역 퇴직자들은 43.3%가 노후생활에 있어서 경제적인 문제를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생활비 마련방법은 본인 및 배우자가 부담한다는 대답이 응답자의 60%를 차지했다. 또 퇴직 후 취업을 희망하는 1순위는 30.3%가 ‘퇴직 전 직능’이라고 대답했다.

중소기업 퇴직자에 대해 지역사회차원의 일자리 제공이나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 정년 퇴직자들의 상당수는 생소한 사회환경에 적응치 못해 실패와 좌절을 맛본다. 또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 중 일부는 퇴직금마저 날리고 가정으로부터 소외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현상을 그대로 방치하면 지역사회가 선진·복지 공동체로 가긴 한참 글렀다. 이들에게 자신들의 능력을 발휘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아무래도 국가나 지자체다. 조만간 어느 도시보다 많은 정년퇴직자가 쏟아져 나올 이곳 지자체들이 서둘러 전직지원센터를 설립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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