影不離身<영불리신>
影不離身<영불리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10.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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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그림자를 몸에서 떨어뜨릴 수 없다’는 뜻으로 장자(莊子) 어부편(漁父篇)에 전하는 이야기다. 공자께서 제자들과 함께 강가를 거닐면서 잠시 동안 그늘에 앉아 쉬면서 거문고를 타고 있었는데, 마침 근처 강가에서 한 늙은 어부가 배를 매어두고 공자가 타는 거문고 소리를 한참 듣고 있더니 곁에 있던 공자 제자에게 저 사람이 누구인지를 물어왔다.

“저분은 공자이옵니다”라고 말하자, 어부는 “그 사람 어질기는 하지만, 자신의 마음을 어지럽히고 진실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보니, 아마 그 몸에 닥칠 화를 면하기는 어렵겠구나”라고 말했다. 이 말을 제자로부터 전해들은 공자는 급히 달려와 어부에게 “선생의 말씀을 잘 들었습니다. 부디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시어 제가 잘못을 스스로 깨닫게 해 주십시오”라고 청하자, 어부는 “사람은 네 가지의 근심을 가지고 있지요. 즉 큰 일을 도모해 자신의 공명을 내세우는 도(?), 자기 자신의 지혜만 옳다고 생각하여 남의 견해는 무시하여 이익을 취하려는 탐(貪), 자기 잘못을 고치려 하지 않고 남의 충고는 도리어 꾸짖는 흔(?), 자신의 생각과 다르면 부조건 나쁘다고 우기는 긍(矜)이 바로 그것입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옛날 어떤 사람이 자기 그림자와 발자국 소리가 싫어서 그림자를 몸으로부터 떼어내기 위해 넓은 들판을 마구 달렸지요. 빨리 달리면 달릴수록 그림자는 더욱 빨리 다가오고 발자국 소리는 더욱 크게 들렸기 때문에 그래도 더욱더 빨리 달리려 하다가 마침내 쓰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그는 그늘에 숨어서 그림자를 사라지게 하고, 조용히 걸어서 발자국 소리를 줄일 줄 몰랐던 것입니다. 이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구하지 않고 덤벙대다 결국에는 낭패를 보게 된다는 것입니다”라고 충고 한데서 유래된 말이다. 지금 우리 정치권은 10ㆍ2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자 간의 격한 토론을 벌이고 있다. 그들의 의견을 들어 보면 자기 자신의 약점을 방어하는데 급급하고 상대방의 의견은 무시하는 억지 주장만 되풀이하다, 종극에 가서는 자신의 공약마저 모순으로 몰아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자신의 과오는 물론이고, 상대의 과오를 두고도 비난하지 않고 그것을 바르게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이야 말로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지도자가 가져야 할 요건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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