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기도 먹고 꽃구경도 하고… 이번 축제 볼 만하다”
“불고기도 먹고 꽃구경도 하고… 이번 축제 볼 만하다”
  • 이상문 기자
  • 승인 2011.09.15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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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만에 부활한 축제 위해 막바지 준비 구슬땀
소고기맛 제대로 살린 왕소금 구이 전국에 소개
지역경제·농축산업 활성화에 중요한 전기될 것
“4년만에 다시 치르는 봉계불고기축제입니다. 그동안 지역의 상인들은 애를 태웠고 부활된 축제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봉계불고기축제 한영도 추진위원장(66·사진)은 축제장을 돌다가 온 차림으로 굳은 의지를 보였다. 불고기축제는 언양과 번갈아 개최되기 때문에 격년제로 열리며 2007년에 개최한 후 2009년 봉계 차례가 됐을 때 신종플루로 취소됐었다. 이듬해 4월 취소된 축제를 열기로 했으나 때마침 천안함 사고가 나 그것도 취소됐다. 축제를 통해 봉계 한우불고기단지를 적극 홍보해야 하는 상인들의 입장에서는 낙심이 대단했다.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축제는 행사 규모도 커졌고 축제기간도 늘어났다. 2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불고기축제, 경관단지 축제, 황우쌀 축제, 농업 경영인대회, 농촌지도자 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준비돼 있다. 봉계불고기단지 상인들은 이번 축제가 전국적으로 지명도를 높이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축제를 치르고 나면 항상 아쉬운 점이 남아 미비했던 점을 보강했습니다만 올해 축제는 울주군에서 적극적인 지원을 해줘 유례없이 큰 행사가 될 것으로 봅니다. 특히 26만4천㎡ 정도의 봉계들판에 꽃을 심은 경관단지는 이번 축제에 장관을 이뤄 먹거리 일변도에서 볼거리도 충족되는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이번 축제의 가장 대표적인 행사인 한우불고기 행사는 23일부터 25일까지 3일간 열린다. 2천명을 동시에 수용하는 대형 먹거리장터, 개막 축하공연과 봉계한우가요제, 한우 깜짝 경매, 아줌마 팔씨름대회 등의 부대행사가 다채롭게 진행된다.

이 기간 쓰이는 한우는 두북농협혈통한우 작목반에서 길러낸 소가 선보인다. 2002년 특허청에 상표 등록한 울산의 대표 한우브랜드인 이 소는 축제기간 120g 기준으로 1만8천원하던 판매가격이 1만6천원으로 할인된다. 1999년부터 처음 열린 축제에서 지역의 한우만 선별해서 쓰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겨울 구제역으로 어려움을 겪은 지역 축산농가를 돕고 봉계 지역의 한우가 맛에서 뛰어나다는 것을 홍보하기 위해 이번 축제에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한우 170마리 정도가 공급됩니다. 과거 축제에서는 모자라는 고기를 외지에서 반입했지만 이번 축제에는 모두 지역 한우만 소화한다는 것이 또 하나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구제역 파동으로 지역의 축산농가 뿐만 아니라 불고기 식당도 직격탄을 맞았다. 당시 50% 이상의 매출 격감을 겪어야 했지만 현재는 평상시에 비해 약 70% 정도로 회복되기는 했다. 따라서 이번 축제를 계기로 다시 봉계불고기의 호황을 누리게 되기를 잔뜩 기대하고 있다.

이번 축제에 기대를 거는 이유는 경관단지가 새롭게 조성됐기 때문이다. 울주군은 봉계불고기축제를 계획하면서 봉계지역 일대 총 25㏊의 농지에 꽃단지를 조성했다. 13㏊에 해바라기를, 10㏊에 코스모스를, 나머지 땅에는 조와 기장 등을 심었다. 조롱박이 열리는 하우스 터널은 이번 축제의 명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관단지 조성을 위해 여러 지역을 돌며 벤치마킹을 했고 울주군에서 꽃이 순조롭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농산과 직원들이 매일 현장에서 매달렸습니다. 회원들도 수시로 경관단지를 둘러보며 축제기간 동안 만개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미 꽃들이 이달 초순부터 피기 시작해 시민들에게 입소문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축제가 시작되기도 전에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습니다. 축제의 성공에 경관단지가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봉계불고기단지가 유명해지게 된 유래도 재미나다. 80년대 초 봉계 지역 형산강 상류지역은 수석 채취의 좋은 장소로 각광을 받았다. 당시 수석 채취에 나섰던 애호가들이 장터거리에 식당을 하고 있는 고 김하두씨의 식육식당에 들러 밥을 먹다가 김씨 가족이 곰탕을 달이던 장작더미에 고기를 구워먹는 광경을 보고 자신들도 그렇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는 연탄불이나 프라이팬에 고기를 구워먹던 시절이었고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가 드물던 때였다.

입소문으로 퍼져나가 봉계불고기는 삽시간에 유명세를 탔고 한 집 두 집 불고기 식당이 생겨나 지금은 모두 47개 업소로 늘어났다.

“숯불이나 장작불에 구워먹는 왕소금 숯불구이는 봉계불고기의 고유한 방법이며 이것은 선사시대부터 우리의 조상들이 해왔던 방식 그대로입니다. 다른 곳은 양념갈비나 양념불고기가 크게 알려져 있지만 순수한 소고기 맛은 역시 왕소금 구이를 고집하는 봉계불고기가 적격입니다.”

봉계 불고고단지가 2006년 불고기특구로 지정됐지만 인근의 언양불고기나 전국에서 이름난 불고기 특구에 비해 지명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한 위원장과 회원들이 이번 축제에 혼연일체가 된 것은 바로 이번 축제를 계기로 전국적으로 크게 홍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20여년전 봉계불고기 번영회 초대회장을 맡았던 한 위원장은 과거 축제에 고문 역할을 맡았다가 4년만에 열리는 이번 축제의 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됐다.

한 위원장은 “이번 축제가 지역 경제 활성화와 울주군 농축산업의 발전에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중요성을 깊이 인식한다”며 “성숙한 축제가 되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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