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문화에 익숙해지기
울산문화에 익숙해지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16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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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文化)란 무엇인가’의 정의(定意)는 대강 조사해도 100여개나 된다. 오죽했으면 독일의 괴링 장군이 내 앞에서 ‘문화’를 이야기하면 권총으로 쏘아 죽이겠다고 말했을까. 이 말은 과장된, 그가 다분히 야만적 군사행동에 고집까지 세어서 그를 욕하려고 지어낸 말임이 밝혀졌지만 문화를 언급할 때마다 떠오른다. 하여간 여기서 문화는 두 사람 이상이 공유(共有)하는 것으로 폭 넓게 정의해둔다. 그래야 다음의 울산문화 이야기가 펼쳐질 수 있다.

지나는 길에 대한민국 ‘대통령 문화’를 살펴본다. 역대 대통령들이 공유했던 대표적 문화는 경무대, 청와대라는 집이다. 다음이 거짓말이다. 가장 컸던 거짓말은 이승만 대통령의 ‘서울은 건재하다’며, 한강 대교를 폭파한 일이다. 피난민들을 익사 시킨 사건이다. 그 외 모두가 한 두 가지 보통사람의 거짓말을 하였다. 그런데 아직은 거짓으로 판명나지 않은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헌납 약속이다. 엄밀히 따지면 아직 약속 불이행의 수준이다. 퇴임한 뒤에도 300억이건, 400억이건 개인 재산을 국가에 헌납하지 않으면 최근에 거짓말한 대통령으로 남는다. 깜박 잊고 있거나 국민들이 잘 잊어버린다고 잔머리를 굴리지 않게 류우익 대통령실장이 서둘러 챙길 일이다.

울산 문화란 현재 울산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어떤 분위기를 말한다. 그러니까 울산미장원은 울산만의 미장원 문화가 있다. 울산 문화의 첫째는 혼자서 교통법규를 제대로 지키고 있으면 울산 문화를 모르는 사람이다. 더구나 보행자도 건널목 위의 인도에서 얌전하게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외지에서 금방 온 사람이다. 둘째는 시간 약속을 지키면 울산문화를 모르는 사람이다. 친구끼리의 약속도 대충하고, 골프 치자는 약속도 하루 전 날 취소해버리는 문화이다. 이것을 놓고 화를 내면 분명히 그는 외지 사람이다. 공식적 모임조차 조금 늦는 것이 아니라, 늦게 시작해야 하는 분위기이다. 셋째는 자기 손녀가 다니는 대학의 교수한테 “선생질하기가 괜찮은가?”라고 선생 알기를 뭐만도 못하게 취급하는 문화이다. 더구나 오해로 생긴 화를 참지 못하고 직원이 성질을 부리며 “당신이 교수야?”하는 곳이다. 즉, 교육 보다는 그저 어떤 힘이 있어야 하는 문화이다. ‘OOO질’은 상스런 말이다. 도둑질, 서방O, 계집O이 그 예이다.

한마디로 ‘예의(禮儀)’가 턱없이 부족한 곳이다. 수업시간에 교수를 부르면서, ‘저기요’ 하는 곳이다. ‘저기요라니. 내가 구멍가게 아저씨냐? 선생님이라고 불러야지’ 다른 학생들도 그렇게 부르는 것이 뭐 그렇게 잘못된 것이냐고 의아해 하는 곳이다. 특히, 무뚝뚝한 것과 불친절한 것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곳이다. 음식점에서 물 컵을 손님 앞에 놓을 때, 물이 튕길 정도로 덜컥 놓는다. 무뚝뚝해서 그렇다고 해석하는 사람들이다. 천만의 말씀이다. 시내버스를 타보면 금방 느낀다. 기사들의 운전이 서툴어서가 아니다. 급제동, 급출발로 노인들은 무서움마저 느낀다. 무뚝뚝해서가 아니라 매사를 막무가내(莫無可奈)로 하는 나쁜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헤쳐, 모여’의 문화이다. 아주 옛날 왜구들이 쳐들어 올 때부터 날씨가 좋으면, ‘모두 모여라 고기 잡으러 가자.’ 하여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많이 잡아오면, 너는 이만큼, 나는 이만큼 하면서 나누어 갖고, ‘자, 각자 헤어지자’ 하던 문화이다. 바닷가를 끼고 있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문화이다. ‘내일을 위해, 내가 언제 당신한테 도움을 요청할지 모르니까 지금도 조심해야지’가 없는, 그래서 ‘헤쳐, 모여’가 되는 문화이다. 결론은 울산에서 연극 감상, 미술 감상이 어렵고, 음악회가 어려운 이유는 이런 문화 때문인 것이다. 바꾸고 싶으면 초등학교 교육부터 예술· 문화적으로 시켜야 한다. 오늘 당장. / 박문태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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