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역할(1)
낙태에 대한 이해와 우리의 역할(1)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8.24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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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보건법이 시행된 이후, 낙태는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낙태율 1,2위를 다툴 정도로 낙태가 성행하고 있다. 낙태란 태아가 생존 능력을 갖기 이전의 임신 시기에 인공적으로 임신을 종결시키는 것으로, 임신 중절 또는 인공유산이라고도 한다. 여성의 사회진출이 확장됨에 따라, 임신과 출산에 있어서도 여성의 선택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여성의 자율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일이 과연 정당화 될 수 있을까?

낙태에 대한 논쟁에서는 ‘태아를 생명으로 볼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낙태를 찬성하는 선택우선론자들은 임신과 출산이 여성의 몸 안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며, 이로 인해 여성들이 물리적, 사회적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성들의 자율적인 결정을 중요시한다. 이들은 태아가 인간 존재의 가능성을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인간의 기본권을 가지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의 생명을 규정짓는 분명한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출생이란 생명의 시작점이 아닌, 그저 생명의 전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우리의 옛 선조들은 아기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한 살로 보았다. 그것은 태아가 뱃속에 있는 그 기간을 모두 생명으로 인정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1985년 대법원은 낙태된 태아가 살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치하여 죽게 한 의사를 형사 처벌했다. 이는 법적으로 보호하는 생명의 범주에 태아가 포함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태아는 인간과 같은 생명으로써의 존엄성을 가지며, 이를 해치는 낙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는 행위와 같다.

우리나라의 낙태건수는 연간 150만건을 넘는다고 한다. 이것은 한해 태어나는 출생아 60만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몇몇의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낙태가 금지되어 있지만, 곳곳에서 불법적인 낙태가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무조건적인 낙태반대는 무의미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낙태는 생명에 대한 윤리적 규범뿐만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여건과 같은 현실적 문제와도 관련이 있다. 사회적 분위기나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낙태를 선택해야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상황에는 무조건적으로 낙태를 반대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대안책이 필요하다. 낙태를 할 수밖에 없는 현실적인 여건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낙태가 만연하게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을 바꿀 수 없다. 낙태의 대안책의 예로는 현재 ‘낙태반대운동연합’에서 추진 중인 입양예약제를 들 수 있다. 이것은 미혼모가 됐을 경우 출산 할 수 있도록 정서적 환경적 여건을 마련해주고,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다른 가정에 아이를 입양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제도이다. 또한 낙태를 여성만의 문제라고 보는 편협한 시각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 전체의 문제로 보는 인식이 필요하다. 제도와 인식의 전환이 공존한다면 낙태는 점차 줄여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삼일여고 송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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