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현대차,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1.08.08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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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결국 쟁의행위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본격적인 파업 수순을 밟겠다는 것이다.

노조는 그간 타임오프란 암초가 휴가전 타결의 발목을 잡았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진짜 암초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타임오프 자체를 부정하고 기득권을 지키려는 노조의 아집이자 이기주의인 것이다. 타임오프는 강행법규이자, 요즘 유행어로 ‘대세’로 봐야한다. 노사간 힘의 논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혹자는 타임오프제 정착의 성패가 국내 최다 전임자를 둔 현대차에 달렸다고 하지만, 이는 어불성설이다. 현대차 노조가 국내 노동계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는 수긍이 가나, 그렇다고 초법적인 힘을 지닌 것은 아니다. 현대차와 같은 그룹사인 기아차를 비롯해 해당 사업장의 90%가 제도 시행 1년만에 이미 타임오프를 받아들인 상태다. 한 강성 대기업 노조의 선택과 결정을 기준으로 제도 자체의 성패를 가늠하는 건 아무리봐도 무리다.

파업 명분이 있는지도 의문이 든다. 현행법상 타임오프를 빌미로 파업에 돌입하는 것은 불법이다. 노조가 임단협 결렬을 이유로 합법적인 파업절차를 밟더라도 ‘타임오프 파업’이라는 본질을 숨길 수는 없다.

특히 노조의 타임오프 투쟁에 대한 조합원들의 시선도 차갑기만 하다.

한 조합원은 노조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타임오프로 인해 상집들이 활동 못하면 그것이 곧 조합원들에게 피해를 준다고 활동가들은 말하고 있지만 그 말을 믿는 조합원은 아무도 없다”며 “현장 조합원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정답이 바로 나온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현장 조합원들은 타임오프 도입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왜냐하면 그동안 일부 대의원들이 근무시간에 노조활동을 이유로 자리를 비워온 것이 눈엣가시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더욱이 현대차노조 일부 대의원들은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고, 도박을 하는 불미스런 일이 밝혀지면서 현장 조합원들로부터 신임을 크게 잃었다. 노조에 묻는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파업인가. <권승혁 취재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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