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의원들은 또 올 것이다
일본 의원들은 또 올 것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8.02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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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왜놈 의원들’이라고 표현하지 않는 말솜씨가 대한민국 사람들의 ‘의연한 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의연한 태도를 짚어보는 이유는 저들과 비슷한 수준의 의원들이 다시 책동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의 근거는 일본의 군국주의적 문화풍토가 집단 무의식적 상태에서 일본의 국익에 해당되는 사항에 관해서는 정치판은 물론 언론까지도 일사불란한 행동을 기대하고, 또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르기 위해 다른 무리들도 합세하여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먼저 선언하고 인천공항에 나타날 것이다. 여기에 대처할 우리의 태도는 의연하게 우리가 해야 할 일만 착실하게 하면 되는 것이다.

집단무의식은 스위스 정신분석학자 융(Carl G. Jung)이 정의한 개념으로, 다른 말로는 민족무의식, 역사무의식이라고도 불렀다. 이 무의식은 태곳적부터 각 시대의 민족 집단이 어떤 사고방식으로 살아왔고 그런 사고방식들이 이어져서 오늘날 그 민족의 무의식에 잠재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우리의 집단무의식 중의 하나는 ‘혼(魂)’이다(서정범. 한국무속인 열전). 무당들이 죽은 사람의 혼을 불러내고, 배벵이 굿이 있고, 도깨비가 장난을 한다(임석재, 한국구전설화).

근래 일본 사람들의 대표적 집단무의식의 사례는 고베 지진(1995)에서 보여준 줄서기이다. 당시 필자는 공포를 자아내는 질서의식이라고 했다. 무너지고 뒤틀린 도시고속도로 아래로 먹는 물을 배급받으려고 수 백 미터 길게 늘어선 줄과 모두가 같은 크기의 그릇을 하나씩만 들고 있던 모습이다. 필자가 그 줄에 서 있었으면 큰 주전자를 들고 있었을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두 개정도였을 것이다.

최근에 집단무의식이 잘 나타난 것도 일본 동북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학교의 강당에 잠자리를 마련한 생존자들의 질서 지키기 모습이다. 똑같은 크기로 줄을 세워 가지런히 가족의 잠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배급 받은 라면을 서로 적게 먹고, 다른 사람들을 먹게 하려는 배려가 우리의 신문에는 자세히 나왔다. 저들한테는 집단무의식 행동의 하나이기 때문에 기사거리가 되지 않았다.

의연(毅然)한 태도를 이루는 심리적 요소는 인내(忍耐), 자제(自制), 절제(節制), 각고(刻苦), 지구력(持久力), 극기(克己), 의지(意志), 지조(志操), 절개(節槪), 용기(勇氣) 등을 포괄한다(정범모. 한국의 내일을 묻는다). 의연한 태도는 개인의 삶에도, 국가사회의 삶에도 필수적이다. 의연함에는 순간적 충동(衝動)을 억제하는 자제력이 기초를 이룬다. 필자도 가족사적인 울분에서 울컥하는 충동으로 인천공항으로 쳐들어가 니뽄도(日本刀)를 휘둘러보고 싶었다.

공상으로 대리만족을 하며 의연함을 지키기 위해 자제하였다. 이번 일본 의원들의 인천공항 입국시도에 우리는 의연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의연함에 대비되는 개념에 ‘호들갑을 떠는 것’이 있다. 오는지 가는지 무시해도 될 일에 호들갑을 떨었다. 우리가 의연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울릉도가 아니라 독도까지 가게 해주겠다고 하고, 국내법에 따른 절차를 밟게 하는 것이다.

옛날 필자가 이민섭 장관과 개인적 친분을 갖고 있었어도 독도에 발을 들여놓을 수는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시민들이나 언론에서 무관심하게 대하고, 사실 행동수정 이론에서는 무관심이 가장 큰 벌이 되므로 의연하게 이 원리에 따르고, 울릉도 호박엿과 오징어를 선물로 주어 돌려보내는 것이다.

필자의 감정적 충동으로는, 이명박 대통령이 나도 아직 울릉도를 가보지 못했는데 차제에 나도 가보겠다고 동행하는 것이다. 극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울러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울릉도 방문 기념비에서 묵념도 올리고(박근혜 의원도 동행했으면 더욱 좋고), 독도에 착륙하여 현재 진행하고 있는 공사를 일본 의원들과 함께 시찰하는 것이다.

이때 특정 정당의 일부의원들의 참석은 정중하게 사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희망 통통배’를 타고 올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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