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도 비구니도 소중한 ‘한 표’ 행사
할머니도 비구니도 소중한 ‘한 표’ 행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09 2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투표권 행사 학생 “젊은층 정치 무관심 아쉬움” 학생 도우미 “투표권 없지만 투표 돕는 것 큰 보람”
▲ 다리골절상으로 병원에 입원 중인 이향숙(42세)가 굿모닝병원측에서 제공한 구급차를 이용 남구 수암동 미라주아파트 투표소로 향하고 있다. / 정동석기자
○…한나라당 정갑윤 후보는 9일 오전 10시 울산시 중구 평산초등학교 급식실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부인 박외숙 씨와 장남 정태승 씨, 며느리 박시내 씨 등 온 가족이 함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그 간 선거유세기간의 피로함이 묻어나는 얼굴이었지만 당선을 확신한 듯 한결 여유로운 표정으로 투표소 관리관들과 악수를 나눈 뒤 절차에 따라 투표했다. 투표를 마친 정 후보는 “(선거 운동에) 최선을 다했으니 이젠 ‘진인사 대천명’이다”며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대학교 전기전자과에 재학 중인 양재성(19·약사동)군은 9일 자신의 19번째 생일을 맞아 생애 처음으로 소중한 투표의 권리를 행사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이날 오전 10시 30분 어머니 오현숙(55)씨와 무룡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한 양군은 “어젯밤 첫 투표에 대한 기대감으로 설레였다”고 생애 첫 투표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아침에 생일상으로 미역국을 먹고 투표장으로 향했다는 양군은 “친구들이 투표에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며 젊은층의 정치 무관심에 대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울산지역 유권자 가운데 주민등록상 나이가 138세(1869년생)로 최고령 유권자인 서생면 신암리 김기출(실제 나이 100세) 할머니가 아들 이임영씨(57)와 함께 오전 7시55분께 울주군 서생면 서생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

○…울산 유일의 비구니 수련도량으로 유명한 석남사 스님들도 9일 일찌감치 산중에서 나와 인근 투표소에서 소중한 주권을 행사했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덕현리의 가지산 기슭에 위치한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 말사로 비구니의 수련도량인 석남사의 스님 30명은 이날 오전 6시 봉양을 마치고 곧바로 승합차와 승용차 등 차량 3대에 나눠 타고 인근 궁근정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했다.

○…시각장애인 이달순(79) 할머니는 오전 10시43분께 참관인들의 부축을 받고 따로 마련된 점자 투표용지를 통해 온산읍 제6투표소인 동해펄프사택사우회관에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거동이 불편해 온산소방서에서 차량으로 투표소까지 이동한 이 할머니는 “장애인들에 대한 편견과 이용시설을 많이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내가 투표를 함으로써 장애인들의 복지가 나아진다면 살아있는 동안 계속해서 투표에 참가할 것”이라고 전했다.

○…남구 을 민주노동당 김진석 후보는 9일 오전 8시 대현동 제 3투표소인 용연초등학교에 투표를 하러 모습을 보였고, 한나라당 김기현 후보는 달동 제 3투표소인 동백초등학교에 오전 9시 30분 투표장에 입장. 남구 을에서는 두 후보의 4년만에 펼쳐지는 ‘리턴 매치’가 이슈가 돼 시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투표소마다 안내 요원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애 쓰는 모습들. 남구 을 지역인 동백초와 동평중 등 투표소가 몰린 곳에서 시민들을 투표소로 안내하던 울산공고 2학년 서병우 학생은 “비록 투표권은 없지만 시민들의 투표를 돕는다는 것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가족을 위해 돈을 버시느라 고생하시는 아버지의 힘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국회의원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국회의원 선거 사상 최저의 투표율이 예상되자 9일 오후 남구 수암동주민센터에서 확성기를 이용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가두방송을 하고 있다. / 정동석기자

○…투표소마다 아직 선거권이 없는 자녀를 데리고 투표하러 온 부모들이 눈에 많이 띄었다. 익명을 요청한 최씨(37)부부는 “아이에게 선거란 무엇인지 보여주기위해 데리고 나왔다”며 “오전에 나들이라도 갈까 했지만 날씨가 흐려 집에서 아이랑 놀아줘야겠다”고 흐린 날씨 탓을 했다.

○…울산 남구갑 한나라당 최병국후보는 선거시작 시간인 오전 6시 정각에 옥현중학교 3학년 1반 교실에 마련된 무거동 7투표소에 도착해 가장 먼저 투표를 실시했다. 투표를 마친 최후보는 아침 일찍 투표하러 온 시민들과 인사를 나눈 뒤 함께 나온 수행원들에게도 각자 투표소에 가서 한표를 행사할 것을 지시했다.

○…울산지역 총선투표율이 저조하자 비가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 선거구별로 선거참여홍보반이 총 동원되어 행정방송망을 이용해 투표 독려방송을 실시하고 통장들을 소집해 집집마다 방문해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등 투표율 끌어올리기에 열을 올렸으나 대부분의 지역에서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투표율이 나오자 그동안 애섰던 홍보반원들은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투표를 마친 뒤 발표된 방송국 출구조사에서 당선이 이미 유력시된 남구 갑·을의 한나라당 최병국, 김기현후보는 개표 시작부터 민주노동당 후보들을 앞도적인 표차로 앞서기 시작해 오후 8시께 당선을 거의 확정 지었다.

/ 총선특별취재팀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