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6화》 초·중등 과학교육의 내실화
《제116화》 초·중등 과학교육의 내실화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6.09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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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학도서관 활성화 방안은 생략한다. 이보다는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과학부분의 노벨상에 관한 국민 교육적 차원의 반성이 필요하다.

노벨상 창설 100주년을 기념하여 기획된 노벨 박물관의 세계 순회 전시회를 위하여 2002년 8월 말에 사무총장인 미카엘 숄만(Dr. Michael Sohlman)이 한국을 방문했다. 나는 한국의 교육부 장관으로서 그를 접견했고, 환영 만찬에도 참석했다. 잠시 노벨박물관 순회 전시회의 의의에 관한 여러 나라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중에 그는 한국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한국인 과학자가 언제쯤 노벨과학상을 탈 것인가?’ 라는 질문을 한다고 했다. 또한 자기가 방문한 한국의 특정 대학이나 고등학교에서 그 학교 졸업생이 장차 노벨상을 타면 그의 좌상, 흉상을 올려놓을 화강석 좌대를 미리 만들어 놓은 곳이 있었다며 한편으론 고맙고, 다른 한편으론 놀라웠다고 했다. 사실, 놀랍다는 표현은 국가 간의 예의를 지키기 위한 완곡한 어휘의 선택이지 실망했다는 말이 속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는 노벨상을 탈 수 있는 유능한 과학자를 양성하려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탐구 실험 중심의 과학교육을 실시하고 특히 대학에 기초과학 연구소를 설치하고 연구를 장려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했다. 참으로 적절한 지적이었다. 은사 정범모 선생님께서 늘 강조하시던 말이 바로 떠올랐다. ‘원자탄은 그냥 연구하다가 발명된 것이지 처음부터 원자탄을 만들겠다고 연구한 결과가 아니다.’는 말씀이다.

대학의 기초과학 연구소를 만들어 지원하는 문제는 과학기술부 쪽의 관심과 지원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 문제는 채영복 과기부 장관과 협의도 했고,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초·중등학교의 과학교육은 서울대의 박승재 교수와 한국교원대의 정완호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그 두 분을 비롯한 10여분의 전문가들을 위원으로 위촉하였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는 중등과학교육 연구소를, 한국교원대학교에는 초등 과학교육 연구소를 설치하도록 했다. 그리고 과학교육위원회는 각 급 학교 학년별 실험 매뉴얼 작성과 보조 교재 개발, 학교별 과학 실험실 현대화와 과학교구의 확충, 대학 정부 출연 연구소 등을 통한 ‘과학 교실’ 활성화에 관한 방안을 제안했다. 무엇보다 학생들이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국가적 수준의 중요한 정책이어야 했다.

학생들이 요사이 상급학교 진학과 관련하여 이공계를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국가장래를 생각할 때,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 사람이 언제 노벨상을 타느냐 보다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좀 더 빠르게, 좀 더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 현상은 한국의 문화적인 문제이다. 이공계 출신자에 대한 사회·경제적 처우와 사회적 존경심의 고양, 이공계 진학자에 대한 장학금, 해외연수 기회 등의 인센티브 제공이 있어야 한다. 당연히 국민운동이 전개되어야 한다. 정리=박해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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