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펀’(FUN) 경영이다
이젠 ‘펀’(FUN) 경영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6.07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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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소규모점포 사장들이 한탄한다.

스포츠용품 : 88올림픽 이래 최대불황이야.

주유소 : 70년대 석유파동 이래 최대불황 이야.

전자대리점 : 일제시대 이래 최대불황이야.

마지막으로 서점주인이 한마디 하자 모두 입을 다문다.

서점주인 : 한글창제 이래 최대불황이야.

재미있는 광고판이 있다.

미용실 : 언젠간 사람들을 외모로 판단하는 시대가 막을 내릴 것입니다 그때까지는 염색과 퍼머는 우리 헤어살롱에 맡겨주시기 바랍니다.

레스토랑 : 만일 5분 이내에 주문한 음료가 나오지 않으면 아마 8 ,9분 아니면 12분 정도 기다리면 됩니다. 그러니 그냥 편하게 쉬고 계세요.

정신과병원 : 건망증 환자 치료비는 선불입니다.

담배회사 : 한 갑당 한개씩 쿠폰 드려요. 5만개 모으면 폐암수술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앞 자리의 사장들은 부정적이고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뒷 자리 사장들은 긍정적이며 고객을 웃기는 생동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어 대조가 된다. 경영자 과연 어떻게 행동해야할까? 경영자의 권위란 현실에 대한 판단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리고 과감한 결단력 등 경영적인 요소에 의해 확보되는 것이지 단순히 엄숙한 표정이나 행동을 보인다고 해서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신세대 사원들이 많아지고 있는 요즘에는 그런 딱딱함이 오히려 경영자의 이미지에 손상을 입힐 수도 있다. 데브라 밴턴의 말을 들어보자.

“나는 최고경영자(CEO)가 종업원들의 얼굴에 파이를 던지고, 행운의 편지를 써서 보내고, 공개적으로 속옷을 선물하고, 긴 내의를 입고 식탁 위에서 춤을 추고, 친구의 화장실 변기 위에 가짜 폭탄을 설치하는 등의 익살스런 장면을 많이 보았다…”

이런 행동을 보이는 경영자들은 과연 부하직원들로부터 ‘점잖치 못한 노친네’라는 비웃음을 받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 밴턴이 관찰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국제적으로 명성이 높은 대기업을 이끄는 일류 경영자들이다.

그들은 자기가 언제 진지한 모습을 보여야 하고 언제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 또 언제 논리적 설명이 필요하고 언제 엉뚱한 농담이 필요한지 잘 알고 있다. 경영자들에게 유머러스한 액션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그들의 말과 표정과 행동은 간부와 사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결정이 필요한 순간에, 혹은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 순간에 경영자가 심각하고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 순식간에 회사 전체가 동요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 상황을 피하려면 때로는 약간의 ‘연기’를 통해서라도 부하들을 안정시켜야 한다.

유머경영(fun management)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는 바보제(the feast of fools)다. 정확히 번역하면 ‘바보들이 벌이는 축제’라고 볼 수 있는데 필자가 대학원에서 유머논문을 쓸 때 가장 중요한 참고서적중 하나의 제목이기도 하다. 중세유럽에 축제가 하나 있었다. 이 날이 되면 모두 익살스런 가면을 쓰고 난장판이 되어 논다. 이 축제에선 귀족과 천민이, 주인과 노비가 서로 입장을 바꾸는 놀이를 한다. 우리 말로 소위 ‘야자타임’을 하는 것인데, 이 축제 한번이면 웃음과 스트레스 해소는 물론 서로의 입장을 상호 이해하는 부가 효과까지 있었다. 후에 일부 권위주의적인 성직자와 귀족들의 반발로 이 축제가 없어지자 사회는 병들었고 유럽은 몰락하게 된다.

‘이 거 한 번 도입하면 어떨까요?’ 기업에 강의 나가면 CEO나 인사책임자를 만나는데 간혹 건의도 했다. 그냥 노는 것 보단 서로 입장을 바꿔 익살스럽게 표현하기 말이다. 그 날 하루는 사장이 경비실에 서거나 상점을 돌아다니며 영업을 한다. 말단 신입사원중 하나가 임원 입장에서 결제를 한다. 생각만 해도 신나지 않을까? 그래 나도 언젠가는 이 회사에서 사장이 되는 거야, 꿈도 심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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