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문학소녀의 가르침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문학소녀의 가르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04.0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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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문태 논설실장이 만난 열정어린 선생님, 아름다운 선생님 ⑩ 무룡초등학교 강수경 선생님
▲ 무룡초등학교 강수경 선생님이 학급 어린이들이 직접 쓴 역사일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을 붙이고 생각을 적는 역사일기는 아이들의 글 실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 김미선기자

박문태 논설실장이 만난 열정어린 선생님, 아름다운 선생님 ⑩ 무룡초등학교 강수경 선생님

강 교사는 25년 전, 초임학교에서부터 등사기로 학급신문을 만들었던 문학통이다. 진주교대 재학 중에 학보사 기자로 편집하는 경험을 갖고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발령을 기다리며 방송통신대 영문과를 다녔고, 이어서 방송통신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하였다. 초임의 강사 때 모셨던 강호은 교장 선생님의 교육철학이 강 교사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쳐 오늘에 이르고 있다.

매사에 반듯했던 교장 선생님의 열심히 하라는 무언의 가르침이었다. 강 교사의 아이들 사랑은 극적인 장면까지로 리얼리티 쇼를 연출한다. 20여년 전 ‘양태철’은 5학년이었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언덕길을 내려오다가 자전거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사고를 당했었다. 다리가 부러졌는데 시골 벽지라서 제때에 치료를 받지 못해 부러진 다리가 악화되어 오랫동안 병원에 다리를 매달고 입원했었다.

이 학생을 매주 주말마다 병원에 찾아가 간호도 해주고 위로도 해주었는데 병원에서 퇴원한 뒤에 강 교사, 당시 혼자 살고 있는 선생님 집을 찾아온 일이 있었다. 양태철이 찾아온 이유는 간단했다. 선생님이 너무너무 고마워서 다리를 절뚝거리며 그냥 찾아왔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기 집이 멀기 때문에 자고 가려고 자기가 먹을 쌀을 매고 온 것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제자란다.

이런 일로 인해 강 교사가 아이들에게 지금도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사고 예방이고, 아울러 건강이다. 다음이 자신이 초임 발령 때부터 갖고 있던 ‘꿈을 꾸면 이루어진다’는 신념을 갖도록 학생들을 지도한다.

강교사의 편집 기술은 전문가 수준이며 학생기자 출신의 문장력으로 여러 곳에서 인정을 받았다. 인정받으려고 해서가 아니라 일에 열심이다 보니까 그렇게 되었다. 남해초등학교에서는 정말 여러 일들을 직장 상사, 선배 교사들을 위해 하였다. 수줍어하며 자랑스러워하는 것은 ‘이순신 탄신 기념 남해군 글짓기 대회’에서 강 교사의 학교가 대상을 받은 일이다. 초임교사가 어떻게 글짓기를 지도하였기에, 그저 열심히 한 것뿐이다.

강 교사의 글짓기 지도는 관내에서뿐만 아니라 교육부에서조차 지원을 요청할 정도이다. 강교사가 주도하여 만든 ‘글 사랑 교과교육 연구회’는 교육부의 지원금까지 받아 연구하여, 초등학교 시 낭송회, 동시 시화전까지 발표하였다. 남해 어촌에서 근무할 때, 바닷가 뱃머리, 동네의 울타리 등에 아이들이 지은 동시를 전시했을 때, 자기 자식을 자랑스러워하던 부모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한다.

강 교사를 이렇게 만나게 된 계기도 본청의 어느 장학사가 복사 집에서 강 교사가 아무도 모르게 만들고 있던 학급 아이들 모두의 개인 문집을 발견하고 감탄한 데에 있다. 학급 아이들 개개인이 일 년 동안 쓴 글들을 모두 모아서 교사가 수정하거나 가필하지 않고 그대로 개별문집을 만든다는 것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른다. 이런 일을 강 교사는 거의 매년 새로운 학급을 맡으며 해오고 있는 일이다.

자신이 가르쳤던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남겨주고 싶은 마음이 학급을 떠나 다른 전문직으로의 변신에 망설임을 주었던 같다.

그렇다. 문집을 만들어 남겨주려면 학급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교육의 여러 가지 일에 아주 열심이었기 때문에 승진에 열중할 필요 없이 거의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승진은 결과적인 것이지 목적이 아님을 강 교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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