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규칙일수록 부드럽게 제시해보자
딱딱한 규칙일수록 부드럽게 제시해보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5.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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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 특히 도박을 하면 안 되는 달들이 있어요. 1월, 9월, 그리고 2월, 10월, 그 담에... 3월, 5월, 6월, 8월, 11월, 12월, 그리고 4월과 7월이 그것이지요.” 미국의 소설가 마크트웨인이 한 말이다.

사규, 회사 규칙, 정관, 조직의 규정, 꼭 지켜야 할 원칙 등 말만 들어도 우리는 경직된다. 인간의 창의성과 자유를 막는 말들이다. 그렇다고 이런 규칙들이 없어도 안 된다. 질서를 잡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왕 있어야 한다면 마크 트웨인의 지혜를 빌려 좀 부드럽고 유머러스하게 표현해보자.

잔디밭 출입금지!

-> ‘밟으면 아파요.’

(화장실에서) 한 발 더 앞으로!

-> ‘당신이 날 깨끗하게 쓴다면 나도 본 것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어요.’

딱딱한 규칙 표현도 유머러스하고 부드럽게 진화되고 있다.

80년대를 거쳐 90년대에 잔디밭 표현이 완연히 부드러워지더니 2000년대 나온 화장실 표현은 훨씬 더 부드럽고 우울함에 빠진 사람들 까지도 절로 미소짓게 하는 한 차원 높은 재미가 있다.

‘규칙의 유머화’ 를 비즈니스에 실천해서 크게 성공한 경영인이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의 켈러허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유머적 직장 분위기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직원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다보니 탑승자 평균 대기시간을 45분에서 10분으로 줄이는 기적을 일구어냈다. 그는 직원들에겐 물론이고 손님들에게도 유머를 구사한다.

“오늘 우리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저희 항공사에선 고객들의 요구에 의해 흡연석을 마련했습니다. 담배를 피실 분들께선 날개 위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담배를 피며 영화도 볼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영화 제목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입니다.”

흡연석을 마련했다는 말에 의아해했던 승객들은 재차 언급하는 흡연이란 말에 궁금해 한다. 날개 위로 올라오란 말에 유머센스가 뛰어난 사람부터 하나 둘 웃음을 터뜨리고 급기야 영화제목을 듣고는 모두가 폭소를 터뜨린다.

다른 비행사에선 기계적이고 무뚝뚝한 음성의 금연경고방송을 듣고 움츠러들었던 승객들이 켈러허 회장의 유머에 출발시간부터 즐거운 기분이 들었던 것이다. 유머경영을 통해 비약적인 회사 성장을 이룬 켈러허 회장은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 있는 규칙에 대한 저항심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한 사람일지도 모른다.

보통 사람들은 규칙이라면 따분해하고 저항하고픈 마음이 있다.

자유를 구속하기 때문이다. 딱딱한 얼음덩어리에 달콤한 팥과 시럽이 합쳐지면 매혹적인 비비빅이 되듯 딱딱한 규칙에 유머를 더하면 그건 이미 우리에게 다정하고 친근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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