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변화법
궤변화법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1.04.06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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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변화법은 말도 안 되는 터무니없는 내용을 그럴싸하게 꾸며서 주장하는 기법이다.

논리적 혹은 수학적으로 나름의 이유와 근거를 갖춤으로써 상대의 반박을 효과적으로 가로막는 것이 포인트다.

무슨 일이든 반씩 나눠서 하기로 약속한 부부가 있었다. 그런데 가을이 되어 마당에 낙엽이 가득한데 남편은 도무지 그걸 치울 생각을 하지 않았다. 화가 난 아내가 따진다.

“뭐든지 반씩 나눠서 하기로 해놓고 왜 꼼짝도 하지 않는 거예요?”

그러자 남편이 당연하다는 표정으로 말한다. “당신이 치울 반은 땅에 떨어져 있지만 내가 치울 반은 아직 나무에 매달려 있잖아.”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라면 떨어질 때마다 반씩 치워야 한다. 그러나 이 남자는 떨어진 반은 아내가 할 부분이고 자신은 아직 안 떨어진 반을 책임지겠다고 한다. 억지요 궤변이다. 그러나 발상이 자유롭다.

일직사관이 순찰을 돌고 있었는데 이게 웬일인가? 아무리 둘러봐도 불침번 근무자가 보이지 않는 것이다. 성격 안 좋은 일직사관. “불침번 어딨어?”라고 고함을 지르며 병사들을 깨웠다.

그러자 한 내무반에서 개미소리처럼 작은 목소리로 “저…, 여기 있습니다”라는 말이 들렸다. 다가가 보니 불침번 근무자는 이불을 덮고 누워 있는 것이 아닌가? 일직사관이 화가 잔뜩 나서 소리쳤다.

“아니, 근무자가 왜 이불 속에 들어가 있나?” 그러자 불침번이 대답했다. “저…, 잠복근무중인데요.”

글쎄 이리 뺀질거리다가 기합 좀 받지 않았을까? 이불 속=잠복근무라고 변명하는 두루뭉술함이 웃음을 만든다.

날마다 술집에 들러 술을 두 잔씩 주문해 마시는 노인이 있었다. 바텐더가 그 이유를 묻자 노인이 말한다.

“한 잔은 내 술이고 다른 한 잔은 먼저 죽은 마누라 몫일세.”

감동한 바텐더는 그날부터 아내 몫의 술을 공짜로 주기로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노인이 전에 없이 술을 한 잔만 시키는 것이었다. 바텐더가 다시 이유를 묻자 노인이 대답하길.

“사실은 내가 오늘부터 술을 끊기로 했거든 이건 마누라 몫이니 술값은 받지 않겠지?”

결혼을 앞둔 딸이 어머니와 말다툼을 하고 있었다. 어머니의 지나친 간섭에 화가 난 딸이 말한다. “엄마! 이건 내 결혼식이지 엄마 결혼식이 아니에요. 엄마의 결혼식은 벌써 25년 전에 끝났다구요.”

“모르는 소리.”

어머니가 대뜸 호통을 친다.

“그건 내 결혼식이 아니라 우리 엄마의 결혼식이었어.”

노인이나 엄마나 궤변으로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궤변화법은 사실 바람직한 화법은 아니다. 그러나 때로 필요하기에 알아둘 필요는 있다. 궤변을 잘 연구해 놓으면 상대방의 억지주장과 떼쓰기 등을 적절하게 콘트롤하고 제어할 수 있다. 상대가 비이성적, 비인간적으로 공격해 올 때는 궤변으로 물리칠 수 밖에 없다. 세상이 천사들만 사는 곳은 아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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