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은 지난 15일 의장직을 마감하는 그의 이임식에서 풀렸다. 그가 의장의 처신과 관련된 4가지 철칙을 회고 형태로 들려준 것이다.
첫째, “대낮에 사우나를 가지 않았다.” 조합원들은 생산현장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데 노조위원장이 낮부터 사우나를 들락거리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였다. 둘째, “골프채를 잡지 않았다.” 그는 92년 S-OIL노조위원장 시절 친구에게서 고급 골프채를 받았지만 다른 친구에게 선물로 줘버렸다. 조합원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다는 이유였다.
“나이트클럽이 뭔지 몰랐다.” 는 재밌는 회고도 있다. 그의 과격한 표현대로 라면 “과부하고 노는 곳으로 보였다”는 것이다. 마지막 원칙은 “(폐가망신하는) 도박을 멀리했다.”는 것.
신 전 의장의 지난 15년간의 활동에 ‘이러쿵저러쿵’ 잡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수장으로서 장기간 큰 탈없이 조직을 이끈 데는 자신만의 철저한 원칙이 작용했다. 최근 현대차 비정규직노조가 조합비 유용비리로 심각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집행부는 사퇴했고, 정규직화 투쟁 또한 흔들렸다. 도덕성이 훼손된 노동운동은 설 자리가 없다는 진리를 외면한 대가였다.
지난해 울산에 일었던 새 노동운동에 대한 성찰은 어느새 흘러간 유행가처럼 들린다. 제2, 제3의 노동운동을 부르짖던 여러 대기업노조는 타임오프와 복수노조라는 굵직한 현안에 떠밀려 제살길을 찾느라 바쁜 모습이다. 노동운동의 격변기를 보낸 한 노신사의 이임사가 유난히 쓸쓸히 들리는 초봄이다.
저작권자 © 울산제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