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틀맨과 문화
젠틀맨과 문화
  • 양희은 기자
  • 승인 2011.02.14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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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을 연지 얼마 되지 않은 지역의 갤러리를 찾았다. 갤러리 관장은 “동네 구석에 위치해 그런지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다”며 “갤러리 앞을 지나다니는 옆 아파트 주민들이라도 와주면 좋으련만 동네 사람들은 더더욱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갤러리라는 이름 자체가 어렵고 문턱이 높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관장은 “사람들이 그냥 지나치지 말고 들어와서 따뜻한 차라도 한잔 하고 갈 수 있는 지역사랑방 노릇을 하고 싶지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아쉬움도 드러냈다.

지난달 TV 방송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서 ‘남자, 그리고 젠틀맨이다’가 방영됐다. 주제는 젠틀맨(상류사회의 남성으로 예절과 신의를 갖춘 교양 있는 남성에 대한 존칭).

구성원들이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접하게 되며 젠틀맨이 돼 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전시는 고암 이응노전과 샤갈전, 공연은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합창’, 발레 ‘호두까기 인형’ 등을 두 팀으로 나눠 각각 관람했다. 전시와 공연 관람 외에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하기 등의 미션도 수행했다.

프로그램 기획자의 의도야 잘 모르겠지만 일반인들이 문화를 어떻게 즐기고 느껴야 하는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공연중에 ‘이렇게 해야 한다’, 고급레스토랑에서는 ‘이 방법대로 식사하라’라는 방법론은 없다. 상식 밖의 행동만 하지 않는다면 크게 문제 될 것도 없다.

젠틀맨이 되지 않아도 충분히 문화를 즐길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의 눈치 볼 필요도 없다. 내가 아는 만큼 느끼고 즐기면 된다.

‘모르면 물어보라’고 하지 않았던가. 클래식도 즐기다 보면 관심을 가지게 되는 것이고, 그림도 그렇다. 몰라서 문화생활 못 하겠다는 말은 하지 말자.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

< 취재1부 양희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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