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체질개선만이 살길이다
현대차노조 체질개선만이 살길이다
  • 권승혁 기자
  • 승인 2011.02.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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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2부 권승혁 기자>

후폭풍은 기우였다. 울산에서 타임오프는 순조로운 정착 기류를 보이고 있다. 울산고용노동지청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타임오프제가 시행된 이후 6개월 만에 단체협약 만료 사업장(100인 이상) 53곳 중 45곳이 제도를 받아들였다. 10곳 중 8곳이 타임오프에 합의한 셈이다. 강성 노조의 본고장으로 여겨지는 울산에서다.

타임오프 시행 당시 노사정 모두 극심한 마찰을 걱정했다. ‘당장 월급을 받지 못하는 전임자가 조합원을 선동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 ‘강성 노동계가 노조 말살정책 타도를 기치로 전국적 투쟁을 벌일 것이다’… 부정적 전망이 우세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싸움닭을 자처하던 노동계가 풀 죽은 모습이다. 정부가 타임오프와 관련된 파업 자체를 위법으로 규정한 탓만은 아닐 것이다. 노동계가 조합원 여론을 자신하지 못한 게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놀고먹는 전임자’ ‘또 다른 갑(甲)’ 전임자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노조 홈페이지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과연 조합원들이 타임오프를 노조 공동의 걸림돌로 받아들일 것인가.’ 어떤 노조도 낙관하지 못했다.

울산의 타임오프는 아직 전초전에 불과하다. 현대차노조라는 거대 조직이 당장 다음 달부터 타임오프를 놓고 회사와의 설전을 앞두고 있다. ‘비정규직 사태’라는 또 다른 난제에 가려져 주목받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차노조의 전체 전임자(완전·부분 포함)는 전국 최다인 약 220명. ‘현장 권력의 남용’이라는 오랜 비판이 상존해왔다. 곪은 상처는 터지기 마련이다. ‘그들’의 표현대로 실용 노조로 거듭나기 위한 ‘통 큰’ 체질개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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